1903년 1월13일 호놀룰루 항에 도착한 겔릭(Gaelic)호를 시발로 65척의 선편이 통감부에 의해 이민 길이 막히는 1905년까지 7,400여명을 실어 날랐다. 1904년 6월 17일에도 하와이행 이민선은 기적을 울리며 인천항을 뒤로했다. 하와이 동포와 인천의 관계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요즈음 지난 5월 21일 인천광역시와 인하대학교가 주최한 <하와이 동포와 인천의 다문화 사회>라는 워크샵에서 하와이대 한국학센터 이덕희 연구원(사진)이 발표한 논문이 눈길을 끈다. 이날 워크샵에서는 ‘하와이 동포와 인천의 교류’ (강옥엽), ‘인하대학교 설립과정에서의 하와이 동포의 기여’ (임학성), ‘문헌으로 본 하와이 동포의 한국 기여 (김점숙)’, ‘하와이 한인단체의 모국기여 활동 (김도형)’등 4편의 다른 논문도 발표되었다. 본보는 이덕희 연구원 논문 내용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로인해 이번 주 ‘이덕희와 차 한잔’ 칼럼은 쉽니다.
<편집자주>
I. 서론
디아스포라(diaspora)는 고대 그리스어 dia(너머)와 speiro(씨 뿌리다)의 합성어로, 외국에 살면서도 집단적인 정체성을 강하게 유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현재 한인 디아스포라는 전 세계 흩어져 있는 7백만 한인 동포를 일컫는다.
그러나 한인 디아스포라는 시기와 정주 국가별로 나눌 때 크게 6개로 나눌 수 있다. 일본에 형성된 백제인 디아스포라, 임진왜란 이후 일본에 형성된 조선인 디아스포라, 19세기의 러시아의 고려인 디아스포라와 만주의 조선족 디아스포라, 20세기 초 하와이를 포함한 북미주에 형성된 대한제국인 디아스포라와 대한민국 건국 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대한민국인 디아스포라이다.
디아스포라의 모국 기여를 논할 때 가장 대표적으로 유대인과 화교의 기여를 예로 든다. 유대인들은 2000년이 넘는 디아스포라 생활을 지낸 후 1948년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를 건립하였다.
이스라엘 국가 건설에는 유대인 디아스포라의 재정적 뒷받침과 정치적 세력이 있었다. 또한 유대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에는 문화와 학문 모든 분야에 뛰어난 수 없이 많은 인재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대인 디아스포라의 기여는 이스라엘이라는 국가 건립과 그 나라에 국한되지 않는 글로벌 기여이다.
중국인 디아스포라, 즉 화교의 재정적 기여는 오늘의 중국이 거대한 자본주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였다. 화교의 기여 또한 중국문화의 세계화로도 이어졌다. 특히 중국어가 세계에 파급될 수 있었던 것은 화교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인 디아스포라의 모국 기여라는 개념은 아마도 박정희 대통령이 이른바 ‘독일 광부와 간호사’의 공헌을 언급하면서 소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하와이를 포함한 북미의 대한제국인들이 조국의 독립운동에 재정적으로 기여한 것이 근래의 여러 논문에서 다루어 졌다.
그러나 한인 디아스포라의 모국 기여를 구체적으로 다룬 책자는 2008년 재외동포재단에서 발간한 『모국을 향한 재일동포의 100년 사적』인데, 이 책자도 6.25 동란 이후의 기여를 다루는데 그쳤다.
한인 디아스포라의 모국 기여는 정주 국가의 상황과 모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 요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즉 어느 곳에 있는 디아스포라인가와 또 시기에 따라 기여의 성격과 형태가 다를 수 있다. 더 나아가 기여의 상대가 모국이라는 지정적(地政的)경계를 넘어 한인의 위상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세계라는 상대로 확장될 수도 있다.
이제 하와이 한인 디아스포라가 모국에 기여한 것이 무엇인가를 기여의 시기와 종류로 나누어 보고, 더 나아가 이들이 세계에 한인의 위상을 올리고 한인이라는 긍지를 심도록 기여한 것이 무엇인가 살피고자 한다.
<21일자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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