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차마 달과 별조차 볼 수 없어 눈 감은 칠야(漆夜)
대쪽 같이 퍼붓는 폭우 속에
지축을 뒤흔드는 포성이
섬광(閃光)을 발하며 융단포격으로 전선을 교란한다.
박격포, 무반동포, 로켓포의 광기(狂氣)가 작렬하며
공격 직전의 기선(機先)을 노린다.
공격 명령에 일제히 함성을 토하며
생사의 운명을 내 던지고
투척(投擲)한 수류탄 화염 속을
총검을 꽂고 돌격한다.
어느새 예광탄이 칠흑(漆黑)의 밤하늘을 잠시 밝힌 후
산등성에 단말마의 절규 속에 피비린내 진동한다.
피아(彼我)가 없는 생사의 백병전(白兵戰)
총검에 찔려 창자가 튕기고
개머리판에 골통이 박살난다.
둘,
셋,
다섯…
먼저 죽이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누구를 위해 죽이고 죽어갔는가?
수도 서울을 빼앗기고 낙동강까지 밀렸다가
인천 상륙작전으로 수도를 수복하고
3.8선 넘어 평양을 밟고 두만강까지
뺏기고 빼앗기를 그 얼마였나?
화랑담배 연기 속에 죽어간 전우의 시체위에
동백꽃 보다 진한 선혈을 뿌리며 전진하던,
죽음의 고요에도 시초(時秒)는 멈추지 않고
그래도 포연이 걷힌 후 떠오르는 붉은 태양
끝없는 전투에 죽음을 맞기고
화약내 폐간(肺肝)을 찌르는 벌집 산허리에 기대
땀으로 얼룩진 지갑에서
미소 짓는 사랑하는 연인의 사진을 본다.
아!
슬프다 6.25 동족살상의 쓰라린 비극
호국의 영령으로 죽어간 숱한 영혼
야생화로 피어 말이 없는데
아직도 악랄한 악귀들
핵으로 공갈치는 위협 앞에
다시 상기하자!
우리 있었기에 나라 있음을
백발에 가슴의 녹슨 훈장 어루만지며
조국의 통일 되는 그 날 까지
자유평화를 쟁취하는 그 날 까지
국토안보의 선장의 기수(旗手)로
역사의 증인이 되자!
6.25 발발 59주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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