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함 선생 타계 15주기 제2의 팔목단을 기대하며...
인간의 죽음이란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15년전 한라 함 여사의 타계는 당시 하와이 한인사회는 물론 로컬사회에도 커다란 충격과 슬픔을 안겨 주었다.
한라 함 여사는 1950년대 젊은 나이에 한국의 전통 무용과 한국인 얼을 동포들에게 가르치겠다는 야심찬 의욕과 희망을 안고 일본에서 하와이로 건너왔다. 당시 한국 문화의 불모지였던 하와이에서 자라나는 청소년에게는 물론이고 주부들과 현지에 살고 있는 일본인 2세, 3세들에게까지 한국 전통 무용을 가르쳤다. 주부들에게는 무용 뿐만 아니라 꽃꽂이, 한국요리도 가르치고 2세 어린이에게는 한글은 물론 생활의 법도까지도 엄격하게 가르쳐 소위 하와이 한류 열풍의 초석을 다지는데 기여를 한 셈이다.
이민90주년 행사가 한창이던 당시 주호놀룰루 총영사로 부임했던 양 세훈 전 대사는 이민 100주년 성공 개최의 한인사회의 앞날을 예견한 듯 초로의 선생이 홀로 외롭게 한국무용연구소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당시 한인사회 단체장 및 관심있는 인사들을 규합해 남자들이 배울 수 있는 탈춤을 시작하며 ‘팔목단’을 탄생시켰다. 양 전대사는 팔목단 활동을 통해 한라함 연구소 운영 및 발전을 위해 정신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모색했다. 모든 단원들이 바쁜 가운데도 매주 시간에 맞추어서 한국전통문화 춤사위와 장단을 배웠고 한라 함 선생도 신명나게 가르쳐 주었다,
좁은 연구소에서 장정들이 탈춤을 추느라고 껑충껑충 뛸때 한라 함 여사께서 몰래 흘리시던 눈물은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팔목단 회원들은 슬하에 자녀가 없이 세상을 떠난 한라함 선생의 장례를 도맡아 치루는 상주 노릇도 톡톡히 했다. 그때가 바로 어제 같은데 어느덧 15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세월의 흐름속에 인간의 몸도 같이 늙어 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동안 한라 함 여사의 후계자로 신명을 다 바쳐서 우리의 전통 문화를 2세, 3세 그리고 동포들에게 가르쳤던 백인 메리 조 프레슬리 소장이 이번 추모 공연을 마치고 더 이상 연구소를 운영하기가 어려움을 피력했다.
47년전젊은 나이에 한라 함 선생을 만나 자신의 인생을 한국 무용을 배우고 가르치는데 모두 써 버렸으니 우리들이 못한 일을 대신 해 준 그녀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존경을 표한다.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말도 있듯 경제 대국으로 세계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의 문화가 외국에서 그 깊은 뿌리 내린다는 것은 국가 이미지를 높인다는 면에서도 값진 문화적 자산이라 생각된다.
한라 함 춤사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다시한번 제2의 팔목단이 조직되길 간절히 기원하며 새삼 고인의 살아 생전의 깊은 뜻을 돼 새기면서 삼가 명복을 빈다.
차형권
14기 민주평통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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