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미용재료등 이어 최근엔 네일업계도…여전히 고질병
“경쟁보다 새 시장 개척해야”
호황을 누리는 업종이 등장했을 경우 너도나도 몰려드는 형태로 전개되는 소위 ‘제살 깎아먹기 경쟁’이 한인사회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세탁, 미용재료상업계 등 시카고 한인들의 대표적인 업종에서 나타났던 이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하며 근래에는 네일업계에서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8~9년전부터 한인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한 네일업종은 현재 시카고 일원에 전체 시장의 10~20% 규모인 1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네일업계가 비교적 영리측면에서 괜찮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최근에는 무리하게 뛰어드는 한인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본인은 물론 기존 업체들에게 까지도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네일 업체가 많이 들어서 있는 시카고 다운타운 인근 위커팍, 링컨팍의 경우 1~1.5마일에 한인업체가 5~6개 존재하고 있는데도 불구, 주변의 타인종 업체를 세배 가까이 비싼 가격에 매입해 경쟁에 뛰어들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대신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신규 업체나 기존 업체들 모두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 링컨팍에서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대현 네일협회 창립준비위원장은 “한인들은 실력, 서비스정신 등에서 타인종들에 비해 뛰어나기 때문에 한인 대 타인종은 큰 문제가 안되지만 한인과 한인간의 경쟁은 결국 둘다 무너지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네일협회가 오는 30일 창립총회를 갖는 이유도 바로 이 같은 현안에 대비하기 위한 이유가 크다. 일각에서는 이미 “과다경쟁, 불황 등으로 인해 정리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세탁업계나 미용재료업계처럼 네일업계에서도 그 같은 현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경쟁은 불가피하지만 과열될 경우 결국에는 업계 당사자들은 물론 커뮤니티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에 대해 포스터은행 김병탁 행장은 “업종에 진출할 때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 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령 네일업계의 경우 기존 업체들 대부분이 타인종들이기 때문에 굳이 한인들끼리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 고객들 또한 백인, 흑인 등 타인종이 대다수여서 시장도 무한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각 직능단체 차원에서 업종 진출시 고려해야 할 사항, 제살 깎아먹기 경쟁의 병폐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꾸준한 교육, 정보제공 등을 전개함으로써 과다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을 미리 막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준비위원장은 “솔직히 사업을 하겠다고 달라붙는 이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존 업체들과 제살 깎아먹기 경쟁이 이루어질 경우 결국에는 모두가 망할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업계 진출을 고려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어느 지역이 전망이 좋고 업체 운영은 어떻게 해 나가야하는지 등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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