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이후 한국 친지 요청받는 한인 늘어
단기 영어교육등 목적…“실효성 고려해야”
근래 들어 한국의 친지들로부터 ‘아이들을 잠시 보낼 테니 보살펴 달라’는 요청을 받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무비자 시대를 맞아 한-미간 왕래가 자유로워지면서, 짧은 기간 동안 만이라도 자녀 영어교육을 위해 미국에 보내고 싶어 하는 한국 부모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머나먼 이국땅에 어린 자녀를 보내야 하는 부모의 입장에선 미국에 누군가가 살고 있다는 것은 분명 커다란 혜택. 여기에 과거 관광 비자, 학생 비자를 받는 번거로움이 사라지면서 한국내 현지 영어 학습 체험의 열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엔 ‘영어교육은 장기간 한국에서 받는 것 보다 짧은 기간이라도 현지서 받는 것이 낫다’는 일부 한국 부모들의 인식도 한 몫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일부는 자녀를 조기 유학 보내기 전 미국 생활의 적응도를 미리 관찰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곳 사정에 어두운 일부 한국내 부모들은 ‘외국인 신분으로도 이곳의 공립학교에 쉽게 등록할 수 있으므로 짧게나마 저비용 또는 비용없이도 미국 학교에 다닐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와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일스에 거주하는 박모씨도 최근 한국의 친지로부터 ‘자녀를 보살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경우다. 박씨는 “친척 한 분이 초등학생인 아들을 보내겠다고 최근 연락해 왔다. 무비자로 일단 입국한 후 공립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요청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어린 아이가 온다는 것은 반갑지만 무비자 체류기간이 길어야 3개월이고, 또 외국인은 공립학교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점을 설명, 현재 다른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글렌뷰에 거주하는 김모씨 역시 한국의 언니로부터 초등학교 1학년인 딸을 보살펴 줄 수 있겠느냐는 요청을 받은 사례다. 김씨는 “조카는 초등학교 입학 전 영어 유치원을 3년간 다녔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사교육비도 그 만큼 더 들게 됐기 때문에 조기 유학이 오히려 더 싸겠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일단 무비자로 조카가 입국, 이곳에 잘 적응하는지를 보고 적응을 잘한다면 조기 유학을 시킨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타내고 있다.
조기 유학생을 대상, 홈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은 “일단 한국의 방학은 3개월이 채 안되기 때문에 만약 ‘그 기간만이라도 영어를 익히겠다’는 생각으로 미국으로 온다면 자칫 한국에서 한 학기를 쉬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과연 3개월 동안 어느 정도로 영어를 배울 수 있을 지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면서 “또한 일부는 공립학교에 보내 ‘학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외국인 학생들은 사립학교는 갈 수 있어도 공립학교는 등록하기가 원천적으로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기 유학 전 아이의 적응도를 관찰하기 위해 잠시 미국에 보내는 것은 장기적인 안목에선 좋은 계획이다. 그러나 짧은 기간 안에 언어 및 미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언어교육기관이나 각 대학 등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 등이 있는지 미리 알아보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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