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얘기를 듣고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분들 중에서 한 명이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7일(토) 열린 쉼터 음악의 밤 공연을 위해 베이 지역을 방문한 가정폭력 생존자며 성악가인 홍진숙 박사의 바람이다.
홍 박사는 “남편이 목사고 저도 교회에서 성가대 지휘자로 서울신학대에서는 강사로 일하고 있고 아들 둘이 있어 겉으로는 행복한 가정이었다”면서 “뒤에 숨겨진 것(가정폭력)이 있다는 것은 믿어지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은 잘 생겼고 의리있으며 남을 잘 챙겨주는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다”면서 “자신의 감춰진 분노를 밖에서는 표출하지 않았다”고 남편의 이중적인 성격을 묘사했다.
11년의 결혼생활 기간동안 끊임없이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홍 박사는 “처음에는 가정폭력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부족해서 혹은 내가 잘못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내 자신을 고치려 많이 노력했었다”며 가정폭력은 언어폭력으로부터 시작되고 남자가 여자의 약점을 가지고 컨트롤하기 위해 잘못된 점을 계속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말을 계속 들으면 세뇌되서 정말 맞아도 싼 여자라고 생각하고 맞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정폭력을 피하기 힘든 이유에 대해 홍 박사는 “이 사람은 늘 따라와 나에게 보복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다”면서 “때리고 나서는 미안하다 사랑한다면서 스위트한 면을 보여주는 사이클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경제적인 이유와 사회적으로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가정폭력으로부터 탈출하기 힘든 이유들로 꼽혔다.
홍 박사는 1989년 집을 나온 이후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47살에는 미시건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많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미시건대학 가정폭력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매년 1-2차례 디트로이트 세이프 하우스(Safe House)에서 독창회도 가지고 있다.
집을 나온 지 20년이 됐지만 아직도 치유가 진행중이라는 홍 박사는 가정폭력 치유는 “자기 자신의 성취감을 통해 상처를 이겨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