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부동산 경기 진단 - 전문가 6인 좌담회
▶ 고용 변수 속 ‘상업용 대란’없을듯
남가주 한인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 14일 본보와 가진 ‘2010년 부동산 시장 전망 전문가 좌담’에서 “현재의 부동산 가치 하락은 한인사회만의 문제가 아닌 미 전역 부동산 침체의 한 단면”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10.0%로 집계됐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2%대로 예상하고 있으며 주식시장은 불경기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용시장 활성화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직결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전국에서 차압된 주택은 280만여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디스 이코노미 닷컴’은 올해 주택시장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차압, 경매 등으로 소유주가 바뀌는 주택은 약 240만채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캘리포니아 지역 부동산 가격 변동폭은 미전역보다 부침이 심했다. 지난 2000년 1월 가주 중간 주택가는 23만달러에서 최고 호황기인 2006년 이후에는 60만달러까지 치솟다가 2009년 11월 현재 30만4,05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미전역 중간가가 10만~25만달러 사이를 오간 것보다 가격폭이 크다.(캘리포니아부동산협회(CAR))
캘리포니아 지역 2009년 초 중간 주택가 25만달러를 기점으로 2003년 수준으로 내려갔다. 최근 주택가격이 완만한 가격상승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CAR 부회장 레슬리 애플폰 영은 “가주 부동산 시장은 2009년 2월을 기점으로 이미 바닥을 찍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CAR은 2010년 가주 중간 주택가가 전년보다 3.3% 오른 28만달러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LA카운티 지역 한인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부동산 시장의 완만한 상승세를 예상했다. LA 카운티 주택의 경우 2009년 4월 중간 주택가는 30만3,000달러에서 12월 34만8,000달러로 약 14.9%가량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하락폭 반등 ▲시장 매물감소 ▲구입자 구입시기 저울질 등을 들어 수요와 공급곡선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와 상가의 경우 ▲권리금 하락 ▲정부 스몰비즈니스론 지급보증 강화 ▲고용창출로 인한 경기 활성화 ▲은행권 시장흐름 낙관 등을 꼽으며 상업용 비즈니스 부동산 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분야 한인 부동산 전문가들이 본 2010년 부동산 시장을 알아본다.
인기지역 주택 매물 줄고 중간가격 오름세
보조금 종료 앞둔 상반기가 주택구입 적기
-지난 한해 부동산 주택시장 현장 실태와 2010년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보는가
▲한주석 : 한인에게 인기 있는 지역인 한인타운 주변, 베벌리, 샌타모니카 지역(MLS)의 경우 2009년도에는 매물이 많이 소진됐다. 2008년 말에는 13개월치 매물 적체를 보인 반면 2009년 말 5개월 이하로 내려갔다. 작년 한해 매매가 늘어난 점은 특기할 만하다. 현재는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매매도 줄어드는 추세이다. 1월 현재 데이터를 보면 차압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MLS 지역의 경우 중간 주택가가 2007년 2·3분기 110만달러를 고점으로 2009년 1분기에는 60만달러까지 내려갔다. 4분기에 79만4,000달러까지 상승해 바닥을 친 것으로 본다. 주택판매량도 2008년 3분기를 기점으로 현재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가 나아지면 이자율도 상승하고 사람 심리상 부동산 매매를 꺼려한다. 연초에 매물이 몰리다가 후반기에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
▲수잔 김: 밸리 지역 역시 중간 주택가는 지난해 1분기 34만2,000달러에서 4분기 37만7,700달러로 7~10% 가격 상승을 보였다. 현재 은행융자가 까다로워 한인들은 자금사정을 고려해 작은 집을 선호하고 있다. 선호학군과 상대적으로 적정 주택가를 형성하고 있는 지역 특성으로 첫 주택구입자들이 지난해에 많았다. 첫 주택구입 세제혜택이 오는 4월30일 만료되기 때문에 이때까지 반드시 계약서를 작성하고 6월30일 이전까지 사고자 하는 주택의 소유주가 되어야 한다.
현재는 재고가 거의 없어 매매가 안 되는 형편이다. 그만큼 집값이 많이 떨어졌다. 가격 상승폭이 얼마나 오를지 모르지만 아직까진 좋다. 모기지 이자율이 5%로 낮은 점도 매력이다.
▲주훈: 한인타운과 일부 선호지역은 평균 집값이 타 지역보다 높게 나타난다. 싼 지역은 더 많은 가격 변동폭을 보인다. 라크레센타, 글렌데일, 버뱅크 지역의 경우 현재 시장매물이 60여채 정도만 나와 있다. 시장 상황이 이렇다보니 바이어들 입장에서는 시장을 관망하며 매매시점 눈치를 보고 있다. 2010년은 계속 관망만 할 수 없다. 잠은 자야 하지 않나. 수요공급 원칙이 깨지게 되면 집을 갖고 있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나타난다.
올해는 바빠질 것으로 예상한다. 1월부터 3월까지 소유주나 구입자도 집 매매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라고 본다. 반면 집값이 싼 지역은 투자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35만달러 하던 집값이 17만달러까지 떨어진 팜데일의 경우 에이전트 한 명이 50여채 거래를 다뤘다.
**한인부동산 전문가들은 첫 주택구입자 보조금 혜택이 오는 4월30일 끝나고 은행 모기지 이자율이 5%대로 안정돼 있는 점을 들어 올해 상반기를 주택구입 호기로 예상했다. 2010년 주택거래 활성화의 관건은 ‘은행이 융자를 얼마나 조정해 주느냐’를 꼽았다. 정부차원의 조절이 있기 때문에 은행차압 물건이 동시에 몰리진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상업용 비즈니스 부동산 시장 대란 우려 등 전문가 예측이 빈번하다. 현재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정연중: 높은 권리금을 주고 장사를 해 온 업주의 경우 권리금 하락을 인정하지 않는다. 반면 비즈니스를 운영하고자 하는 이들은 불황 속 가게 운영에 대한 두려움으로 매입을 꺼려했다. 호황기 때 권리금이 월매상의 10배까지 올라갔다면 현재는 ‘7배’ 수준으로 내려갔다. 예전 LA폭동 이후 안정을 찾았던 권리금 적정가가 7배였던 점에 비춰볼 때 현재의 권리금이 비즈니스 매매에 적당하다.
은행의 경우 식당, 카페, 음식점 등에 단 1달러도 융자를 해주지 않으려 한다. 그나마 리커스토어에 융자를 해주지만 타인종들이 잠식하고 있다. 한인 거래가 줄어든 것은 매상 감소와 권리금 하락이 겹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바이어들 구매문의가 나타나는 등 가게업주와 바이어들 상황이 맞물리고 있다. 은행과 협상을 통해 비즈니스 숏세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가격 적정선만 유지된다면 올해 거래가 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비즈니스 매매 권리금 적정수준으로 떨어져
환율 하락 영향 한국서 투자이민 문의 늘어
▲에릭 배: 2008년 남가주에서 비즈니스 관련 에스크로를 진행한 경우는 1,871개 업소였다. 2009년에는 682개 업소만 진행됐다. 한인들이 주로 하고 있는 리커스토어와 마켓의 경우 2008년 558개, 2009년 207개로 거래량이 급감했다. 그만큼 경기가 안 좋았다.
2010년 현재 스몰비즈니스 론(SBA)에 필요한 바이어 융자 수수료가 없다. 정부가 은행융자에 대한 지급보증을 90%까지 해주는 상황에서 비즈니스 부동산도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본다. 건물주들이 렌트비를 조정하고 있는 점도 상황을 낙관하게 한다.
▲마이크 이: 상업용 비즈니스에 대란이 올 것이란 예측은 현실성이 없다. 최근 남가주 실업률 감소 경향, 2010년 해운·항만·군사기지 공사 결정, NBC·디즈니사 등 영화산업 활성화 등을 볼 때 거품경기가 아닌 실질 경기회복을 예상할 수 있다. 그만큼 현금 유동량이 늘어나 경기가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업자는 늘었지만 실업수당 지급률은 낮아지고 있다. 이는 고용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동안 경기침체를 맞아 불황이 퍼지고 실업률이 증가하는 등 여러 가지 악조건이 많았다. 현재는 첫 주택구입자도 늘고 비즈니스 점포도 50% 이상 다운페이를 하고 입주를 한다. 각종 경제전망 기사도 호의적인 점을 볼 때 결국 심리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적정시기를 거쳐 거래가 살아나지 않을까 예상한다.
건물주와 세입자는 현재 서로의 필요를 잘 인식해야 한다. 70~80%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어느 한쪽이 유리하다고 할 수 없다. 기본 렌트계약은 물론 ‘이익관련 세금, 유지비, 보험’ 등 트리플랩으로도 연결돼 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통계적인 수치분석이 필요하다. 건물 공실률을 높여 가치를 떨어뜨리는 건 좋지 않다. 가게 세입자도 자기만의 비즈니스 홍보방법을 찾아야 한다. 건물주와 세입자가 함께 가게 건물과 상가주변을 돌볼 때 같이 상생할 수 있다.
▲한주석: 서로 상생하는 게 중요한 것은 맞다. 다만 갑의 입장인 건물주도 세입자들의 사정을 이해하고 그들의 중요성을 인식했으면 한다.
**상업용 비즈니스는 한인사회 경제와 밀접히 연결돼 무척 중요하다. 한인 비즈니스 부동산 시장의 경우 지난 3년 동안 매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 200만~300만달러 규모의 투자가 무위로 돌아간 채 문을 닫은 업소도 많았다. 현재는 50만달러 투자가 주를 이룬다. 무엇보다 ‘은행 융자통로’가 막힌 점이 타격을 크게 입혔다. 올해는 고용창출과 경기활성화가 긍정적 신호로 읽히고 있다.
-현장에서 접하는 한인부동산 시장의 특성은 어떤가
▲수잔 김: 지난해 1.5세와 2세가 집을 많이 샀다. 1세대의 비즈니스가 신통치 않고 세금보고도 제대로 된 경우가 없다.
▲한주석: 이민 1세대들이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특성상 불경기 영향을 크게 받았다. 주택 거래에 나설 때 1.5세, 2세가 나서는 경우가 늘었다. 한국에 있는 부모가 이 곳에 거주하고 있는 딸을 위해 집을 사주기도 했다. 융자하는 이들 중 신용상태가 낮은 가족을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도 있다.
▲에릭 배: 환율(15일 기준 1달러=1,123.00원) 하락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에서 유입되는 자금이 늘기 시작했다. 한국에 본점을 둔 은행의 경우 한국 내 담보를 조건으로 신용이 낮아도 대출을 해준다. 평균 1%대 높은 이자율이지만 한국에서 미국 초기 정착시 좋은 조건이다.
▲정연중: 비즈니스의 경우 액수가 큰 거래는 줄었다. 경기가 좋을 때는 몇 백만달러대 투자도 있었지만 지금은 50만달러 밑으로 거래하려 한다. 몇 년새 E2 투자이민도 많이 줄었다가 환율 영향으로 다시 문의가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지 사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경험도 없고 한국식으로 사고하려 한다. 사전에 준비작업을 철저히 하고 와야 한다. 한인 선호지역은 최소 100만달러 이상으로 거래된다.
**현재 한인 중 세금보고 등을 통해 융자를 받을 수 있는 자격기준이 되는 이들을 찾기가 어렵다. 최소 2년치 세금내역을 보고할 수 있는 시장 손길은 뜸하다. 전문가들은 그만큼 일반 한인들의 가정 경제가 힘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융자 문제를 모두 지적했다. 에이전트 입장에서 현재 부동산 융자대출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한주석: 한인은행은 요구조건이 까다롭다. 비즈니스 자체만 보고 융자를 해주면 좋은데 2차 담보로 거주하는 집을 요구하기도 한다. 집을 담보하는 건 잘못될 경우 거리로 나앉아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설령 비즈니스 융자를 해주더라도 일정금액을 예치하도록(일명 꺾기) 요구한다.
▲정연중: 은행도 결국 이익을 앞세운다. 한인은행이라고 다르지 않다. 한인은행도 이제는 사업체 융자를 적극적으로 나설 때가 됐다. 이들 은행의 수익창출이 어디인가? 결국 한인사회와 함께 가는 것이란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다행히 현재 경기가 바닥이기 때문에 은행들도 융자 조건을 완화할 것으로 본다.
**이들은 불황 여파로 모든 은행이 위험부담 있는 융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사회 은행들의 경우 그 조건이 더 심하다는 데 동의하고 한인경제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데 아쉬움을 표했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한주석: 50만달러 이하 주택은 더 이상 떨어질 일은 없다.
▲주훈: 은행 차압매물만 좋은 게 아니다. 현재 집값으로는 일반주택 매매도 좋은 조건에 거래할 수 있다.
▲정연중: 더 이상 집값 붕괴는 없을 것으로 본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상반기 가격변동이 가능하다.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드는 하반기는 가격하락에 마침표를 찍을 거라 본다.
<좌담회 참가자>
▲한주석(매스터즈 부동산 그룹 대표)
▲수잔 김(베스트 부동산 그룹 대표)
▲주훈(뉴스타 부동산 라크레센타 지사장)
▲졍연중(비(BEE) 부동산 그룹 대표)
▲마이크 이(바인 프러퍼티 서비스 대표)
▲에릭 배(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 회장)
사회·정리 김형재 기자
2010년 부동산 시장 전망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이 각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예측을 나누고 있다. <이은호 기자>
기존주택 중간가격 변화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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