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없이 묵묵히 봉사활동 전념하는 한인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라 찌푸리는 날이 많지만 시카고 한인사회엔 그저 베푸는 것을 삶의 일부로 여기며 묵묵히 봉사활동에 전념하는 이들이 있어 훈훈함을 전해주고 있다. 남들 보다 경제적, 신체적인 조건이 뛰어나지 않음에도 불구, 나눔의 덕을 성실히 이행하는 이들이다.
장애인 선교단체인 밀알선교단 장애인들을 대상, 매주 토요일 성경 등을 가르치고 있는 최모씨(40대)는 본인이 시각장애인이면서도 벌써 15년이 넘도록 밀알의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밀알선교단 단장 김산식 목사는 “최씨는 밀알 시카고지부가 설립되던 지난 1994년부터 이곳의 장애인들을 위해 성경교육, 또는 상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애인 부모들을 위해서도 상담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역시 장애인인 최씨와 대화를 나누기 때문인지 부모들이 상담을 통해 얻는 평안과 안정이 아주 크다”고 설명했다.
스코키에 거주하는 이명숙씨는 8년째 시카고 일원 한인 노숙자들을 돕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다수의 노숙자들이 이씨의 집에 길게는 6개월 이상 머물다 떠난 적도 있다. 물론 그들을 보살피면서 ‘자립하기만을 요구했을 뿐 대가를 요구’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이명숙씨는 “종교적인 바탕이 있기 때문인지 오갈 데 없는 분들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갖게 됐다. 처음엔 노숙자들을 한두 명씩 돕다가 나중엔 완전히 이쪽으로 접어들게 됐다”며 “어떤 분들은 우리 집에서 한 달, 두 달, 어떤 분들은 6개월씩 머물다 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 집에 있던 분들이 떠날 때는 ‘다시는 이곳에 오지 말라’고 한다. 그 분들이 자립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대다수가 자립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고, 또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 마음이 아프다”라고 덧붙였다.
시카고한인원로목사회 월요회 소속 5명의 은퇴 목회자들은 벌써 4년째 한국의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기 위해 매달 성금을 모으고 있다. 월요회 박상현 회장은 “우리가 돕고 있는 소년소녀 가장이 모두 6명이다. 5명이 매달 돈을 모은다고 해서 큰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없는 이들에게는 이 액수가 새 삶에 대한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돕는 일을 계속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돈을 보내려면 은행을 통해야 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많이 든다. 이를 아끼기 위해 주변의 지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그 분들을 통해 성금을 전달한다”고 덧붙였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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