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열(중부교회 목사)
예전에 한국에서는 4월7일이 보건의 날이었다. 공교롭게도 건강을 강조하는 그날에 18세 된 큰아들은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중증의 폐결핵이었다.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는 국립 마산요양소에 입원허가를 받고 엄마와 아들이 그 곳에 도착한 것은 바로 어머니날이었다. 아들은 엄마의 가슴에 빨간 카네이션 한 송이 달아드리기는커녕 영원히 지울 수 없는 피멍을 울(우리의 줄임말) 엄마의 가슴에 새겼던 날이었다.
밀대처럼 키만 크고 뼈만 앙상했던 아들! 유난히 사랑했던 당신의 그 큰아들을 철조망으로 격리된 외딴 바닷가 솔숲에 있는 요양원에 홀로 남겨둔 채 그 엄마는 서울로 떠나야만 했다. 파란 환자복을 입은 아들은 요양원 정문까지 엄마를 배웅했다. 사랑하는 아들은 홀로 외딴 곳 생소한 곳에 두고 떠나는 엄마의 뒷모습을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고 서있다. 아들은 얼마큼 곧은길을 돌아 구부러진 길로 모습을 감춘 엄마를 보고 싶어 가늘디가는 긴 목을 내어 밀
며 사랑하는 엄마의 뒷모습을 찾고 있었다. 그 때에 그렇게도 담담하던 울 엄마는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통곡하고 있었다. “아이고! 내가 어떻게 저 애를 혼자 두고 간단 말이요?” 아들 앞에서는 눈물을 전혀 보이지 않던 엄마는
아들이 없는 길바닥에 앉아 가슴을 치면서 통곡하고 있었다. “유난히 어려서부터 병치레가 많더니... 아이구 이 눔아! 제발 살아만 다오! 아이고 아이고...” 그 날에 아들은 마치 새끼를 떼어 놓고 발걸음을 떼지 못해 질식하여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에미의 모정을 똑똑히 새겨 보았다.
안쓰러워 피를 토하듯 절규하던 그 엄마의 통곡의 눈물 소리가 45년이 되었다. 그리고 이미 사랑하는 이 아들 곁을 떠난지도 꽤 되었건만 5월의 그날 어머니날만 되면 생생하게 엄마의 통곡 소리가 이 아들의 가슴을 울리곤 했다.
하나님은 자신을 대신해서 인류에게 어머니를 주셨다는 말이 있다. 인류는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시작되었다. 어머니의 품안에서 키워졌다. 온 세상이 이 어머니의 뜻대로만 살아준다면 바로 이 땅은 어머니의 나라가 될 것이다. 이 어머니의 나라는 곧 하나님의 나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어머니날이 꼭 아니더라도 가장 밝게 빛나고 눈부시게 비치는 계절의 여왕인 이 5월에 우리는 모두 소리쳐야 할 것이다.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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