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에 묻히지 않는 연등처럼
▶ 한인사찰들, 이번주 일요일(16일) 석탄일 봉축법요식
불기 2554년 부처님 오신날(21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래사(회주 설조 스님) 정원사(주지 지연 스님) 등 북가주 한인사찰들은 보다 많은 불자들의 참여를 위해 금요일인 21일에 앞서 이번주 일요일(16일) 정기법회 때 일제히 석탄일 봉축법요식을 갖는다.
이와는 별도로 몇몇 사찰들은 초파일 당일에도 부처님 오신 뜻을 기리는 기도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사찰들은 올해 봉축행사를 위해 지난달부터 연등을 만들고 불자들에게 행사안내 알림장을 돌리는 등 준비를 해왔다. 3년 전 캠벨에서 열렸던 것과 같은 북가주 한인사찰 연합 봉축법요식을 부활하는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으나 예산문제와 준비부족 등 때문에 일단 내년으로 미뤄졌다.
그러나 부처님 오신날의 참뜻을 되새기는 불자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연등만들기도 온누리에 자비와 광명을 비춘 부처님의 거룩한 뜻을 이어받아 지혜를 밝히려는 상징이다. 세상이 어둡다 말고 스스로 등불이 되어 세상을 밝히자는 뜻도 담겨있다. 왜 하필 연꽃으로 빚어진 등불일까. 연꽃이 상징하는 열가지 깊은 뜻이 그 답을 준다.
첫째, 이제염오(離諸染汚),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되 진흙탕에 물들지 않는다. 세상사 부조리에 휘말리지 않고 고고하게 자라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둘째, 불여악구(不與惡俱), 연꽃잎에는 단 한방울의 오물도 머물지 않는다. 닿으면 닿는대로 굴러떨어진다. 더럽든 깨끗하든 물방울이 지나간 흔적도 남지 않는다.
셋째, 계향충만(戒香充滿), 연꽃이 피면 시궁창 냄새는 사라진다. 대신 연꽃향이 연못에 가득하다. 이처럼 부처님 가르침은 혼탁한 세상에 훈훈한 향기를 감돌게 한다.
넷째, 본체청정(本體淸淨), 언제나 어디서나 연꽃은 맑고 푸른 줄기와 잎을 간직한다.
다섯째, 면상희이(面相喜怡), 연꽃의 모양은 둥글고 원만하다. 보노라면 절로 온화해진다.
여섯째, 유연불삽(柔軟不澁), 연꽃의 줄기는 부드럽기 그지없어 거센 바람이 불어도 부러지지 않는다. 유연하고 융통성있는 삶을 상징한다.
일곱째, 견자개길(見者皆吉), 꿈에 연꽃을 보면 길하다는 속설이 있다. 그냥 보기만 해도 까닭없이 기분이 좋아지는 그 무엇 또는 그러 사람이 되자는 희원이 담겨있다.
여덟째, 개부구족(開敷具足), 연꽃이 피면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인과의 법칙을 설명한다.
아홉째, 성숙청정(成熟淸淨), 연꽃은 활짝 피었을 때 유난히 색깔이 곱다. 활짝 핀 연꽃처럼 성숙하고 청정한 인품을 바라는 마음이 여기에 담겼다.
열째, 생이유상(生已有想), 여느꽃과 달리 연꽃 날 때부터 넓은 잎에 긴 대 등 다른 꽃과 구별된다고 한다. 꽃이 피어봐야 알기 십상인 다른 꽃들과 달리 연꽃은 새싹일 때나 활짝 피었을 때나 누가 봐도 연꽃이다. 지위가 낮아도 옷이 남루해도 청정한 인격은 드러나게 마련임을 상징한다.
불기 2554년 석탄일을 앞두고 각 사찰 법당과 안팎 뜨락에는 이미 진흙탕에서 자라되 진흙탕에 물들지 않는 연꽃으로 장식된 연등들이 줄줄이 걸려 있다. 이 연등들은 주변이 어두울수록 더욱 밝게 빛난다. 각 사찰들은 이번주 일요일 봉축법요식에 불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보다 많이 함께하기를 바라고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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