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스팅보트 쥐나”… 공화당 분열 우려
▶ “연방하원 우위 민주당에 넘어갈 수도”
▶ 트럼프 책사 배넌 “남아공으로 추방해야”

일론 머스크와 ‘아메리카당’ 일러스트레이션.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가 등을 돌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신당 창당을 발표하자 공화당이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친 트럼프 진영을 중심으로 대두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7일 보도했다.
머스크의 신당 창당은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소수의 상·하원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 이 계획이 현실이 될 경우 공화당이 하원에서 우위를 민주당에 뺏기는 등 가장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 전문가인 다피드 타운리는 뉴스위크에 “미국 정치에서 제3당은 수명이 길지 않은 경향이 있다”면서도 머스크의 신당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공화당 표를 분열시켜 하원이 민주당 우위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인플루언서인 로라 루머도 머스크의 움직임이 공화당 탈당을 촉발하고 당의 기반을 분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터커 칼슨(평론가), 마저리 테일러 그린, 토마스 매시(공화당 하원의원)가 트럼프 대통령을 괴롭히기 위해 새 ‘아메리카당’(머스크가 발표한 신당 이름)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썼다.
이런 우려에 친 트럼프 진영에서는 머스크를 향한 거센 비난도 쏟아졌다. ‘트럼프의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머스크가 미국에서 신당을 창당할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며 그를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넌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머스크를 향해 “당신은 미국인이 아니라 남아공 사람이다”라며 “우리는 충분한 시간 동안 사실을 조사할 것이며 당신은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추방돼야 한다”라고 비난했다. 영국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의 ‘브렉시트’ 보좌관이었던 라힘 카삼은 머스크가 소유한 엑스의 알고리즘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왜곡됐을 경우 이를 버리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만약 머스크가 마가(MAGA·트럼피즘 캠페인)에 대해 엑스를 무기화한다면, 나는 이 계정을 자동 뉴스 피드로 두고 ‘트루스 소셜’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머스크의 신당 창당에 대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뉴저지주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기 전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제3의 정당을 창당하는 것은 혼란을 가중할 뿐”이라며 “그는 그게 재미있을 수 있지만, 나는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지난 5일 엑스를 통해 “오늘 아메리카당(미국당)이 여러분들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창당된다”라며 신당 창당을 발표했다. 전날에는 신당 추진 시 목표 및 전략과 관련, “상원 의석 2∼3석과 하원 선거구 8∼10곳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매우 근소한 의석수 차이를 고려할 때, 그것은 논쟁적 법안에 결정적 표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며 진정한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반 트럼프·비 민주당 지지표’를 흡수함으로써 상·하원에서 일정 정도의 의석을 확보해, 지금처럼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것을 막고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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