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 때 제일 못따라간 과목으론 국어와 생물이었다. 제일 쉽다고 생각된 국어 과목이 제일 어려운 과목이 된 것이다. 그런 과거를 지니고 이렇게 칼럼을 쓰고있으니 부끄럽기도하다. 처음 이 칼럼을 쓸 때엔, 나이도 좀 먹었으니 인생의 후배들에게 경험을 이야기해주고도 싶었고, 한인 교회에서 가정과 가족 관계보다는 순종과 봉사를 더 강조하는 것같아 가정에 관해 쓰고도 싶었다.
그러다, 정치로 사회로 그 영역이 마구 늘어났다. 월요일이 오면, 또 한편의 칼럼을 송고해야한다. 여유를 가지고 쓸 경우엔, 한번씩 읽을 때마다 고치고 쉼표도 넣고, 마침표의 위치도 바꾸기도 한다. 설교 말씀도 충분한 기도와 준비가 된 설교와 그냥 시간 떼우기 위해 급조된 설교가 확연히 다르듯이, 이 칼럼 또한 쓰는 준비 자세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쉼표가 많이 들어가면 읽기가 쉬워질 때도 있다. 그만큼 쉰다는 것은 하나님께도, 우리 피조물에게도 중요한 것 같다. 하나님께서는 엿새동안 천지를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에는 쉬셨다. 우리도 주말이면 쉰다.
성경의 창세기 1:27의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라는 말씀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우리는 하나님의 외형적인 모습대로 지음을 받은 게 아니라, 내면 세계인 영적으로 창조가 된 것이다. 하나님의 내면 세계에서는 피조물인 우리 인간들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직접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까지 우리를 포기하지 않고 찾아오셨으니, 크리스찬들의 신앙 자세는 포기하지않는 삶의 자세이어야한다.
딸이 직장에서 하루 열 여섯시간 이상씩, 일주 7일을 일해야했었다. 무슨 오버타임 급료도 주는 게 아닌데 마구 부려먹는 직장이었다. 동료들 중 선두 그룹에 속해 중요한 일들은 모두 딸에게 맡기는 바람에, 집에서 새우잠 자는 시간 말고는 개인 생활이 전혀 없었다. 스트레스에 점점 집중력이 흐려지니, 안전 운전하며 출퇴근하는 일이 오히려 기적이었다. 대수롭지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딸에게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는 것 같았다. 부모로서 해줄 수있는 일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딸을 위해 매주 하루씩 금식 기도를 시작했다. 금식을 시작한 첫째날, 딸은 직장의 상관으로부터 야단을 맞고는 병가를 내고 심리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현대 사회에는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배우 최 진실도 이혼 후, 심리치료를 받았더라면 스스로 인생의 마침표를 찍지는 않았을 것이다.
1989년 샌 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주민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당시, 주민들은 서로 만나면 그 때의 경험을 나눴다. 지진 당시 받았던 스트레스를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게 모르게 해소했던 것이다.
1999년 콜로라도의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대량 총격 사건 직후, 이 학교에서 제일 먼저 시행된 것이 학생들에 대한 심리치료였다.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요즘 불경기로 직장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할 정도가 되어, 한번 직장을 잃으면 여러 형태의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린다. 스스로 사직하면, 실업 보험도 탈 수없다. 아무런 대책없이 병가 후, 직장에다 사표낸 딸이 더 가련하게 보였다. 아버지날 밥 한끼 사준다며 찾아왔는데, 다음 주말이 오면, 실업자가 된다는 절망 속에 눈물 범벅이 되었다. 그러나, 나의 인생 경험을 통해보면, 포기하는 자는 실패한다. 겨우 달래서 취소하려던 다음 날로 예정된 인터뷰를 하고, 바로 그 다음날엔 훨씬 더 나은 대우로 새 직장을 구하고, 금요일 날엔 옛 직장을 해방된 마음으로 떠났다.
넬 모니 (Nell Mohney) 박사의 “하나님이 쉼표를 찍은 곳에다 절대로 마침표를 찍지말라 (Never put a period where God put a comma.)”라는 저서는, 자긍심이 약해 절망하고 삶을 포기하고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성경 말씀을 통해 희망을 주고자한다. 그녀는 하나님께서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데, 피조물인 우리가 스스로 포기하려는 자세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 그러므로, 포기하지않고, 희망을 가지고 앞을 바라보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삶을 살아야 진정한 크리스찬일 것이다. 우리 인생의 마침표는 하나님께서 직접 찍으신다. 그때까진 쉼표이다.
<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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