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사무직 1명 모집에 40명 지원
전원 대졸… 석박사 학위자도 몰려
LA 한인타운에 있는 한 한인 변호사 사무실은 최근 사무직원 1명을 채용하기 위해 ‘트위터’로 구직 안내 메시지를 돌렸다. 그런데 이 메시지를 보고 지원서를 낸 한인 구직자들은 모두 40명에 달했다.
단순 사무직원을 뽑는 것이었는데 지원자 전원이 모두 4년제 대졸 학력 이상이었고 MBA 출신은 물론 박사학위 소지자도 4명이나 됐다.
이 변호사 사무실 대표는 “사무직원 모집에 석사나 박사 출신들까지 지원을 해 솔직히 놀랐다”며 “그러나 이같은 고학력자들은 업무에 비해 학력 과잉인데다 실제 고용하더라도 바로 그만 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제 채용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취업난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인사회에서 이처럼 체류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눈높이를 낮춰 취업을 시도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박사학위 취득자들이 단순 사무직에 지원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지만 마땅한 일자리는 하늘의 별 따기여서 미취업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한인의류협회가 최근 공고를 통해 실시한 사무직원 모집에도 고학력자 몰림 현상이 나타났다. 협회 측에 따르면 ‘영어에 능통할 것’ 정도만을 지원 자격으로 냈지만 석사 이상의 고학력 유학생들이 대거 지원했다.
케니 박 의류협회장은 “업무에 있어 학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는데 MBA나 공학박사 등 유학생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구직시장에서 고학력자들의 ‘묻지마 지원’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일단 취업을 통해 신분을 유지하기 위한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박 회장은 “석·박사학위자들이 단순직종에 지원하는 것은 대부분 체류신분을 위해 임시로 취업하려는 40대 가장인 경우가 많았다”며 “신분을 해결하려는 고학력자들의 취업난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 경제개발연구소(EPI)가 최근 발표한 한 실업률 조사에 따르면 2009년 4·4분기 아시아계 대졸자 실업률은 7.2%로 백인 대졸자 실업률 4.7%의 약 2배로 나타나 소수계 고학력자들의 취업난을 반영했다.
<정대용 기자>
고학력자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구직자들이 취업 신청 정보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내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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