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장소 상관 않는 도심 마약전쟁서 학생들 보호위해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고 모두 바닥에 엎드리세요” 멕시코 전국이 마약 갱들 간의 도심지 총격전에 휩싸이면서 학교에서 생존전략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학교 주변에서 일어난 총격전은 최소 9건으로 지난 달만해도 3건이 발생했다. 6월15일에는 탁스코 중심부에 위치한 한 프리스쿨 인근 60피트 지역에서 경찰과 갱들 간의 총격전이 한 시간이나 계속되었다. 이 같은 상황에 대비. 멕시코 각 주들은 ‘총격전 대피훈련’을 의무화하고 이번 여름동안 교사훈련코스를 마련했다. 훈련은 멕시코 학교들이 방학에 들어가는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
대학생 2명 무차별 총격에 희생
금년에만 마약관련 사망 5,775명
“우린 이제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최악의 환경에 처해졌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북부 타마울리파스 주의 학교안전 디렉터 후안 갈라도는 말한다.
멕시코의 마약관련 폭력은 2006년 말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하여 마약 카르텔 소탕작전을 개시한 이후 기록적으로 급증했다. ‘레포마’ 신문의 비공식 집계에 의하면 7월5일 현재로 2010년 들어 마약관련 사망자가 5,775명으로, 2007년 한 해 동안 2,275명이었던 것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났다.
갱단들이 마약의 밀수 경로와 판매망을 장악하기 위해 경찰과 군 등 정부병력과 라이벌들을 저격하면서 총격전은 일상사가 되어버렸다. 지난주에는 애리조나 국경 인근 농촌지역에서 갱들간의 총격전으로 21명이 사망했다.
멕시코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인 몬트레이 시도 마약전쟁은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텍사스와의 국경에서 140마일 거리에 위치한 몬트레이는 오랫동안 부패와 범죄에 물든 나머지 멕시코와는 별세계로 자타가 공인해왔다. 미국 스타일의 시원한 하이웨이, 전국평균의 2배가 넘는 주민의 평균수입, 멋진 고층 빌딩들, 수준 높은 사립대 등 개발의 상징으로 꼽히며 2002년 유엔 개발회의의 주최도시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금년에만 290명이 총격전으로 사망했다. 마약 카르텔 제타스의 갱들은 고급 호텔에서 사람들을 끌어내 처형식으로 살해하는 가하면 주요도로를 승용차와 트럭으로 가로 막고 총격전을 벌이기도 한다.
한때 멕시코 최고의 정예로 찬사를 받았던 몬트레이 경찰도 속수무책이다. 한 총격전에선 부상당한 채 쫓기던 경찰이 인근 맥도널드 레스토랑으로 뛰어들자 공포에 질린 손님들이 그를 다시 길바닥으로 내동댕이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3월19일에는 몬트레이 시 북부에 위치한 테크 데 몬트레이 사립대학에서 2명의 대학생이 스터디 세션을 마치고 나오다가 거리 총격전의 와중에서 무차별 총격에 희생되었다.
학교를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학교 주변 총격전은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6월18일에는 벨라비스타 서쪽 타운의 공립학교 인근에서 총격전이 벌어졌고 6월24일엔 아포다카시 북쪽의 학교 주변에서도 총질이 난무, 경찰은 2개 초등학교와 프리스쿨에서 어린이들을 대피시켰다.
6월15일 탁스코의 프리스쿨 인근의 총격전 발생 후 남부 게레로 주 당국은 일부 학교에서 총격전 대피훈련을 실시하고 주 전역의 5만2,400명 교사 전원을 대상으로 훈련을 명령했다.
새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교사들은 학생전원을 실내로 데리고 들어가 교실 문을 잠근 후 학생들을 창문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또 학생들은 바닥에 엎드리는데 떨어지는 유리나 콘크리트 조각에 다치지 않도록 두 손으로 머리를 가리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총격전 상황을 카메라나 비디오로 촬영하지 못하도록 주의시켜야 한다. “요즘 학생들이 제일 먼저 하고 싶어 하는 일은 사진을 찍어 자기들의 소셜 네트웍에 올리고 싶어 하니까요”라고 게레로 주 졍찰 범죄예방 디렉터 에리카 아르시니에가는 전한다. “우린 애들이 총격의 목표가 되는 걸 막아야합니다”
지난 3월 2명의 대학생들이 사망한 누에보 레온 주에서는 학생들이 총격전에서 어떻게 자신을 보호할 것인가를 가르치는 동영상을 준비 중이라고 주 교육장관 호세 곤잘레스는 말한다. 당국은 총격전 생존을 위한 지침 안내서를 배부하고 있다.
“학교 인근에서 총 소리를 들으면 교사는 즉각 모든 학생들을 바닥에 엎드리게 하라. 총을 쏘는 사람들과 절대로 시선을 맞추지 말라”라고 지침서는 강조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이 같은 훈련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콜리마 시의 라파엘 브리세노 초등학교 엔젤 카리요 교장은 전한다. “학부모들은 이 같은 훈련이 아이들을 너무 공포로 몰아간다고 걱정하니까요”
총격전의 생존가이드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당국이 주 내 모든 학교에 발송한 새 안내문에는 총격전에서 살아남는 생존비결이 다음과 같이 담겨있다.
▲학교 인근에서 총소리를 들은 교사는 즉시 학생들을 교실 바닥에 엎드리도록 한다.
▲교사나 곁에 있는 학생이 장애자를 돕도록 한다.
▲경찰 등 당국자가 도착하거나 학교 책임자가 모든 사태가 완료되었다고 알려 줄 때까지는 아무도 교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한다.
▲학생들을 창가에서 멀리 떨어지도록 한다.
▲총 쏘는 갱들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도록 한다.
▲갱들의 사진을 절대 찍어선 안된다. 총격전 상황을 사진이나 비디오로 찍는 것은 그들을 자극하는 위험한 행위다.
총격전 대피훈련 - 경찰관이 탁스코의 한 초등하교에서 바닥에 엎드리는 훈련을 시키고 있다.
엘 콜레지오 드 멕시코 초등학교에서 한 경찰관이 학생들에게 머리를 보호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