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상담소 3명 중 1명꼴
알콜·약물중독 빠지기도
지난해 큰 딸을 미시간주의 대학으로 떠나보낸 한인 주부 조모(50)씨는 올 가을 동부로 대학 진학을 앞둔 막내아들의 빈자리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조씨는 큰 딸이 대학 입학을 할 때만해도 너무 기뻤지만 막상 딸을 대학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온 뒤 딸의 빈자리가 너무 허전해 외출도 삼가고 딸 방에서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웠다고 했다. 조씨는 “작년에는 12학년 아들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일상생활로 돌아왔지만 올해 아들마저 떠나면 공허함과 상실감이 더 커져 견딜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3명의 자녀를 둔 한인 주부 정모(54)씨도 작년 막내아들까지 대학에 진학 시킨 뒤 정신적 공허함으로 인해 최근까지 상담치료를 받아 왔다. 정씨는 “남편은 매일 늦게 들어오고 시간이 흐를수록 대화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자녀들이 대학 진학 후 내 스스로의 삶이 무의미한 것처럼 느껴졌다”며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친구들 중에 약물이나 알콜 중독에 빠진 것을 본 뒤 겁이 나서 최근까지 상담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인사회에서 한인 어머니들이 자녀들의 대학 진학 후 정신적 공허감이나 심리적 상실감을 느끼는 소위 ‘빈둥지 증후군’ 때문에 상담과 치료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은 특히 자녀를 타주 등 먼 곳으로 진학시키거나 전업주부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가정상담소 전반기 통계에 따르면 상담소 측에 전화 상담을 받는 40~ 60대 한인 여성들 가운데 3명중 1명은 빈둥지 증후군으로 인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50%의 상담 의뢰자들이 자녀들의 부재로 인해 그리움과 공허함, 심각한 허탈감(32%), 무기력증(12%)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상담소 크리스틴 김 매니저는 “한국에서는 주로 자녀들이 결혼을 해야 이런 증상을 겪는 주부들이 많지만 미국에서는 자녀들이 타주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을 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보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상담교육학 김나미 박사는 이에 대해 “한인 여성들이 빈둥지 증후군을 느끼는 주요 이유는 원만하지 않은 부부관계 및 자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생기는 우울증의 한 증상”이라며 “이와 같은 증상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인식하는 것보다 한 번은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여기고 운동, 자아개발, 무료 강좌 및 커뮤니티 봉사를 통해 지혜롭게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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