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에게 휴가지로 권유한 멕시코만 외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부터 2박3일간 동북부 메인주의 마운트 데저트 아일랜드에서 가족 휴가를 보내는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NYT)가 기름유출로 고생하는 멕시코만을 찾지 않은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오후 공군 1호기편으로 부인 미셸 여사 및 두 딸과 함께 메인주 마운트 데저트 아일랜드에 도착해 자전거를 타고 어케이디아 국립공원을 90여 분간 구경했다.
이어 대서양변에 있는 해발 1천500피트의 캐딜락산을 산책하며, 방문객들과 인사를 나눈 뒤 저녁에는 바 하버 다운타운으로 이동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의 메인주 섬 휴가는 작년에 이어 오는 8월에도 매사추세츠주의 고급휴양지 마서스비니어드 섬으로 여름휴가를 가기 앞서 주말을 이용해 짧은 일정으로 이뤄진 것.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여사가 최근 멕시코만을 방문해 미국인들에게 기름유출로 고생하는 멕시코만 관광지에서 휴가를 보내라고 호소한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메인주 가족여행은 미국인들에게 위선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보수 논객인 미셸 말킨은 이미 미셸 여사가 멕시코만을 찾은 12일 자신의 웹사이트에 "미셸 여사, 당신이야말로 멕시코만으로 휴가를 가라. 당신이 우리를 필요로 한다면 우리는 메인주에 있겠다"고 꼬집고 나섰다.
ABC 뉴스도 "퍼스트레이디는 미국인들에게 멕시코만 휴가를 호소하면서 대통령 가족들은 메인주로 휴가를 떠났다"고 가세하고 나섰다.
최근 들어 미국 대통령의 휴가나 여가생활 자체도 정치적 의미를 강하게 띠는 시대가 되어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6년 여름 마서스비니어드가 너무 엘리트적으로 비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와이오밍주 잭슨 홀로 휴가지를 변경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여름 자신의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서 한 달여 간 휴가를 보냈다가 무수한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작년 8월 주말을 이용해 서부의 옐로스톤 및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을 방문했듯이 이번에도 마운트 데저트 아일랜드에 있는 어케이디아 국립공원을 휴가지로 택한 게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자연스런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백악관 측은 또 8월 여름 휴가지로 마서스비니어드 섬을 다시 택한 배경을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가족휴가를 보낸 적이 있고, 큰딸 말리아가 난생처음 한 달간 집을 떠나 생활하는 캠핑을 가서 그 인근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서라고 해명하고 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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