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한인 할머니들의 인권 현주소
▶ 전통적 가부장적 사고 이면에 인권 사각지대, 할머니들 인생 찾아주는 움직임 가시화
18년전 부모초청으로 미국으로 이민온 어빙에 사는 Y(73)할머니는 큰 아들 내외 그리고 손자 손녀와 함께 살아가는 전형적인 한인 노인이다.
연방 쇼셜(SSA) 혜택 수혜대상으로는 부족한 Y씨는 텍사스 주정부가 제공하는 SSI(Supplemental Security Income ) 프로그램 수혜자로 분류돼 매달 695달러의 베네핏을 받고 있다.
Y씨의 하루 일과는 새벽에 가족들의 식사준비부터 시작해 집안청소, 세탁, 손자손녀 돌보기 등 저녁 늦게까지 거의 모든 집안일을 도맡다시피 하는 가사도우미 수준 생활의 연속이다.
“내 인생? 평생 변한 게 있었나요?” Y씨는 숙명처럼 자신의 인생을 자위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Y씨에게도 자신의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권리와 인권이 있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이 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DFW 지역에 살고 있는 65세이상 한인 노인인구는 대략 8,000명이다.
노인들 속에서도 80대는 ‘시니어 노인’으로 불리고 60-70대는 ‘주니어 노인’으로 분류된다.
연령대 분포는 80대 ‘시니어 노인’ 인구가 80%가까이 차지해 절대다수를 점한다.
연령대별 특징은 70대 초반까지는 부부가 같이 생존해 있는 경우가 많으며 80대로 갈수록 남성노인의 비율이 줄어들어 급속하게 성비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인 노인들의 주거형태는 자녀들과 동거하고 있는 경우가 90%에 달해 노인들이 따로 독립해 살고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한인 노인문제를 다룰 때는 우선적으로 한인 할머니들의 생활실태에 주안점을 둬야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한인 할머니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의 공통점은 대략 5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전반적으로 학력이 낮아 독립 또는 자립을 위한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둘째 전통적 가부장 사회에 적응해 평생을 살아온 까닭에 일방적인 피해자로 전락해 있는 점이다.
셋째 가장 기초적인 사회조직인 가정에서 절대적 종속적 관계에 놓여있다.
넷째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받아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마지막으로 본인들의 문제의식이 낮아 문제해결을 위한 기본적인 의사소통 경로가 전무하다는 점 등이다.
이처럼 달라스 한인사회에서 일방적 피해자 위치에 놓여 있는 한인 할머니들의 실태를 진단하고 해결점을 모색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대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할머니를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 묶어두는 것은 거의 폭력에 가까운 인권유린”이라고 표현한 달라스 한국 노인회 김운하 이사는 특히 “한인 할머니들에게 본인의 의사에 따라 당신들의 인생을 찾아 주는 사회운동이 일어나야한다”고 주장했다.
딱한 처지에 놓인 한인 노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면서 수년간 자원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는 백운기 U.N. Investment 사장은 한인 할머니들의 삶을 “창살 없는 감옥”이라고 주저 없이 표현했다.
“본인의 의사를 확인해 독립을 원하는 한인 할머니들에게 그분들의 인생을 찾아 드리는 것은 결코 가정이라는 사회조직을 파괴하는 행위가 아니다”라고 말한 백씨는 “이런 문제해결을 위한 ‘주니어 노인’들의 조용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고 조만간 활동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베네핏을 자기 수입의 일부분으로 생각하는 자식들이 있습니다.”
백씨는 “한인 할머니들의 희생과 주위사람들의 무지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모든 한인 커뮤니티의 구성원은 새삼 반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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