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증대. 직업 창출위해 가치있는 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신속한 비준을 촉구하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초당 결의안이 지난 달 27일 미 연방 하원에 상정됐다.민주당의 월터 미닉(아이다호) 의원은 이날 헨리 쿠엘라(텍사스), 실베스터 레이스(텍사스), 제임스 모란(버지니아), 론 카인드(위스콘신) 등 동료 민주당 의원들과 존 부즈만(아리조나), 조세프 안 싸오(루이지아나), 피트 올슨(텍사스) 등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하원결의안 1562호(H.Res.1562)’를 공동 발의했다.
한미 FTA 신속 비준 촉구 내용이 담긴 하원 결의안은 지난 해 12월과 올해 2월 공화당 의원들에 의해 이미 2차례 상정된 바 있으나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이 초당 차원에서 상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결의안은 특히 지난 6월 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한미 FTA 쟁점 타결을 위한 실무협의에 대해 합의한 뒤 상정된 것이어서 주목된다.공화당 의원들이 이전에 발의한 2개 결의안은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해 하원 세입위원회로 보내진 뒤 아무런 진전 없이 계류된 상태로 방치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번 결의안은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했다는 점과 그 내용이 지난 해 12월 공화당 의원이 상정한 결의안과 유사하다는 점을 볼 때 한미 FTA 신속 비준을 거부해온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의 입장이 최소한 공화당 입장과 좁혀져 가고 있다는 변화 신호로 풀이될 수 있어 의미가 깊다.
실제로 한미 FTA 발효로 수출 증대와 직업 창출을 기대하고 있는 주 구역을 대표하는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은 그동안 한미 FTA 비준 반대를 고수해온 행정부와 당 지도부에 상당한 불만을 가져왔으며 이러한 불만은 오는 11월 치러질 중간 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더욱 표면으로 표출돼 왔다.
H.Res.1562
미닉 의원의 H.Res. 1562는 “경제개발 촉진, 직업 창출, 무역 파트너와의 관계 강화 등을 위해서는 무역 장벽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콜롬비아, 파나마, 한국과 체결한 3개 자유무역협정이 즉시 시행돼야 한다”는 내용이다.
결의안은 상정 배경으로 한국이 미국의 4번째 규모 무역 파트너라는 점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한국, 파나마와 콜롬비아 등을 주요 파트너들이라고 지목하며 “(미국의) 가치 기준을 보존하는 차원에서 기존 협정들을 진전 시키는 목표를 갖고 관계를 강화 하겠다”고 언급한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결의안은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5년 사이 우리의 수출을 2배로 늘려 미국 직장 200만개를 부양할 것”이라고 다짐한 것과 “모든 무역협정을 지금까지 반대해온 사람들이 우리 근로자들을 위해서 우리가 뚫어야 할 새로운 시장과 분야들이 있다는 것을 이제는 인식하고 있다”며 “수백만명 미국인 실직자들이 존재하고 있는 현재 수출 증대는 단기적 필수 사안”이라고 선언한 내용을 내세우고 있다.
결의안은 또 론 커크 미 무역대표(USTR)가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무역협정이 미국 직장을 위해 ‘가치가 있다’(have value)고 분석한 것과 개리 록 미 상무부장관이 “(콜롬비아, 한국, 파나마와의) 협정을 승인하는 것이 수출을 증대시키는 행정부 계획의 일환이다”고 밝힌 발언을 상기시키고 있다.
결의안은 상정과 동시에 세입위원회로 보내졌으며 결의안을 공동 발의한 론 카인드 의원이 세입위원회에 소속돼 있다.
H.Res. 987
뉴저지주 공화당 출신 로드니 프리링하이슨 의원이 지난 해 12월16일 상정한 H.Res.987은 세입위원회로 보내진 뒤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가 없어 아무런 진전이 없다.결의안은 이번 민주당 미닉 의원의 H.Res.1562를 공동 발의한 텍사스주 공화당 출신 피트 올슨 의원이 올해 3월18일, 역시 공화당 출신 독 헤이스팅(워싱턴) 의원이 같은 달 19일 공동 발의의원으로 가세, 공식 지지하고 나선 것으로 2일 현재 머물러 있다.그러나 결의안은 “경제개발 촉진, 직업 창출, 무역 파트너와의 관계 강화 등을 위해서는 무역 장벽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콜롬비아, 파나마, 한국과 체결한 3개 자유무역협정이 즉시 시행돼야 한다”는 내용으로 H.Res.1562과는 상정 배경을 설명하는 ‘전문’(preamble)에 차이가 있으나 하원 결의 부분은 문구 까지도 같은 내용이다.
실제로 연방의회조사국(CRS)이 이들 2개 결의안을 ‘연관법안’(related bills)으로 분류해 놓은 상태로 사실 미닉 의원의 H.Res. 1562는 프리링하이슨 의원의 H.Res. 987과의 절충 결의안인 셈이다.
H.Res. 1124
플로리다주 공화당 코니 맥 의원과 동료 공화당 일리아나 로스-레티넨(플로리다) 의원이 올해 2월26일 공동 발의한 H.Res.1124는 세입위원회로 보내진 뒤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가 없어 아무런 진전이 없다.역시 플로리다주 공화당 마리오 디애즈-발라트 의원이 올해 3월3일 공동 발의 의원으로 가세, 결의안을 공식 지지하고 나선 것으로 2일 현재 머물러 있다.
H.Res.1562와 H.Res. 987은 미국이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와 각각 체결한 FTA가 신속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의회의 행동을 촉구하는 의회 결의인 반면 H.Res. 1124는 의회의 행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오바마 대통령의 행동을 촉구하는 의회 결의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H.Res.1124호는 올해 연두교서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와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와 같은 주요 파트너들과의 무역 관계를 강화 할 것”이라고 선언한 발언을 상기시킨 뒤 “하원은 ▲아시아와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와 같은 주요 파트너들과의 무역 관계를 강화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어젠다를 강력히 지지하고, ▲콜롬비아, 파나마와 한국과 그 외 국가들이 제각기의 자유무역
협정을 진전시킴으로서 미국이 콜롬비아, 파나마와 한국 시장을 경쟁자들에게 빼앗기는 위험을 우려하며,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이 콜롬비아, 파나마와 한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을 의회에 제출할 것과 의회의 신속한 통과 확보가 확실하게 되도록 노력할 것을 결의 한다”는 내용이다.
결의안은 전문에서 ‘미연방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한미 FTA의 완전한 시행이 매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을 100억∼120억 달러 증가시킨다는 결론을 내린 것과 3년 이내에 소비자품과 산업품목 무역의 95%를 무관세로, 10년 이내에 나머지 관세들 대부분을 제거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강조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만일 미국이 다른 국가들이 (제각기의) 무역 협정을 체결하고 있을 때 방관자로서 앉아 있을 경우 우리는 우리나라에 직업을 창출할 기회를 놓쳐버릴 것”이라고 언급한 발언을 결의안이 상정된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한편 한국 연합뉴스는 지난 달 30일 “김종훈 한국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USTR 대표는 29일 밤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쟁점해결을 위한 실무협의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신용일 기획취재 전문기자> yishin@koreatimes.com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김종훈 한국 통상교섭본부장.<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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