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화이트 플레인즈 거주)

얼마 전 연속극을 보다가 참 아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용인즉 이혼한 40대의 남자가 재혼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그럴듯한 공약을 하며 지극히 자상하고 이해심이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애쓰는 것입니다. 실상 이남성의 지난 결혼생활은 지극히 이기적이었고, 아내에겐 언제나 강압적이고 인내만을 요구했던 면모의 인물이었습니다. 전처에게 아주 조금만 더 친절했고 아주 조금만 더 이해를 해줬다면 이제 와서 이런 공약을 남발하며 애쓰지 않아도, ‘좋은 남편’ 소리를 들었을 텐데…...연속극 속의 그 남성은 정말 아둔하고 바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너무나도 다른 감성을 갖고 태어났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고 했을까요.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이 다른 특성은 지극히 매력적인 조건이 되고, 그런 시각으로 아내를 대한다면 시간이 갈수록 매력적이고, 재미있고, 또 사랑스러움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코 헤어 나올 수 없었던 첫사랑의 그때처럼 말입니다.많은 사람들은 돈은 남편이 벌고 가정의 화목은 아내의 역할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즉 돈은 아내가 만들어가고, 가정의 화목은 남편의 역할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남편이 열심히 일해서 남편의 능력 것 벌어온 돈이 많든 적든 아내가 알뜰히 저축하고 아끼며 살림을 살아주어야 그것이 낙숫물 고이듯이 모여 먼 훗날 탄탄한 경제기반을 잡을 것이요, 또 남편은 자상하고 가정적이어야 가족과 함께하는 하루 저녁시간을 화목하게 만들 것입니다. 자녀들에게도 화목한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 속에서 자신들이 사랑의 결정체라는 자긍심을 갖게 할 것이고, 그 아이들은 세상에 나가 자신 있고 힘차게 자기의 일을 해 낼 것입니다.
그 반대의 경우, 자녀들은 자신감을 잃고 주눅이 들거나, 반대로 폭력성향의 인격체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은 강압적이고 고압적인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불안감과 슬픔을 줄 수도 있고, 아내에겐 웬수일 것입니다.

타고난 성격이 어떻든 우리 남성들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보가 아니라면 무엇이 좋은지, 빤히 보이는 이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성격이 안 맞아서...”, 혹은 “남자가....” 라는 군더더기를 때어냅시다. 오늘 가녀린 아내의 어깨를 보면서 결혼 후 지금껏 무조건 남편편이 되어주었고 자식 낳아 자기 몸보다 더 아끼며 성장시켜준 아내의 고마움을 느낀다면, 타국 땅에서 무거운 삶의 고비 고비의 어려움을 파도타기 하듯 내 손잡고 묵묵히 함께 와준 아내의 고마움이 마음에 와 닿아 내 콧 끝을 시큰하게 하다면, 더 늦기 전에 표현 하십시오.

오늘 저녁 식사 후, 슬그머니 설겆이라도 해보십시오. 혹은 같이 두 손잡고 오순도순 옛이야기라도 하면서 동네 한 바퀴라도 돈다면, 딱딱하게 굳은 아내의 가슴 속에서 자그만 아름다운 추억의 물안개가 피어나지 않겠습니까?
혹시라도 아내에게 완고한 벽을 느끼시는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내 탓임을 잊지 마시고 오늘 변신해보십시오. 너무나 사랑해서, 함께 있고 싶어 결혼한 부부인데 그 벽이 아무리 두터운들 얼마나 가겠습니까. 당신의 감사를 담은 눈빛은 아내의 가슴의 한을 눈 녹듯이 녹일 겁니다.연속극 속의 그 남자처럼 재혼하기위해 그 만큼 안간힘 쓰지 않아도 분명 당신은 ‘멋진 남편’ 이라는 찬사를 들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