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희
하와이 미주한인재단 회장
비 바람이 몰아치다가 잠깐 멈춘 13일 저녁에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서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1년 미주한인의 날을 기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주한인의 날은 2003년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2002년 1월부터 하와이 주를 비롯하여 여러 주 정부가 1월 13일을 미주한인의 날로 선포하면서 시작되었다.
연방 상원의회에서도 <미주한인의 날> 결의안을 2002년 6월 27일에 통과시켜 2003년 1월 13일을 미주한인의 날로 기념하게 하였다.
2013년 이민 110주년을 어떻게 기념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1993년 1월 13일에 하와이 이민 90주년 기념행사를 했을 때만해도 1세 할머니들이 여럿 살아 계셨기 때문에 현홍주 주미대사가 그들에게 표창장을 드렸었다.
그 후 10년이 지난 2003년에는 물론 1세 이민자들은 한 분도 생존하지 않았으나 2세 여러분들이 기념행사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석하였고, 본국의 여러 TV 방송국의 특별 다큐멘터리 제작에 협조해 주었었다.
말하자면, 100주년 기념은 2세들을 중심으로 이민 1세들의 업적을 기리면서, 두 번째 100년 역사를 만들어 가자고 다짐한 시간이었다.
2013년에는 기념행사에 참석할 2세들도 몇 명 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그 분들의 명단을 만들고 그들의 활동을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1월 13일 기념행사에서 그들에게 고마움을 전해야 할 것이다.
이민 110주년 기념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또 하나의 100년 역사를 위해 앞으로 한인 사회가 이끌어가야 할 점들을 몇 가지 생각해본다.
첫째로, 하와이라는 다문화 민족, 다문화 사회에서 한국 문화를 보전하며 선양하는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을 잊지 않는 것이다. 전통 음악과 무용을 계승해 가도록 도와야 할 것은 물론이다.
한국도서재단이 이끌어가는 한글도서 보급과 더불어 한국 드라마와 영화 공급도 계속 도와야 한다. 더욱이 한국문화의 잔치마당인 한인축제를 남의 집 일처럼 바라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한인축제의 성공은 우리 하나하나가 주인이 되어야 이루어 질 수 있다. 축제준비위원장의 일이 아니고, 준비위원만의 일이 아니다.
음식 텐트를 맡아주는 일부터 쓰레기를 치우는 일까지가 다 우리의 일이다. 축제의 주인인 우리가 손님처럼 행동해서는 안 될 것이다.
둘째로, 우리는 새로운 이민사를 쓰기 시작해야한다.
새 이민사 쓰기라는 것은 한 두 사람이 현대 이민사를 집필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한 둘 뛰어난 사람들의 업적을 기록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회단체들 그리고 많은 종교단체들이 개인의 영리를 넘고, 한인 사회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서 하와이 사회 전체에 기여해야 하는 것을 전제로 활동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단체들 그리고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여가 없다면, 기여를 기록할 수 없다. 기록할 가치가 없는 단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어느 한 분의 건배 구호가 <싸우나> 이다. “싸우지 말고, 우기지 말고, 나대지 말자”이다. 한인의 모든 조직체가 함께 어우러져 하와이 역사에 그리고 미국 역사에 기여하는 한인단체가 되어야 하겠다.
하와이 한인 이민은 하와이가 미국영토가 된지 5년 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하와이 한인 이민사는 하와이의 현대사와 함께하였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하와이 현대사의 주인은 우리이다.
셋째로, 하와이대학 한국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오늘날의 한인사회에 관한 학술적 연구가 시작되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한인 노인 인구의 크기가 조사 되어야 하며,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 그들의 건강상태는 어떠한가가 조사되어야 한다. 그리고 더 바란다면, 한인 이민사에 관한 연구가 좀 더 깊이 있게 진행되었으면 한다.
한인의 활동뿐만이 아니라 다른 민족들과의 비교연구가 시작 되어야 하겠다.
또한, 같은 시기에 일본과 만주와 또한 러시아에서 거주한 한인 이민자들이 어떻게 살았는가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다른 학자들을 움직이면 좋겠다. 그래서 하와이 한인 이민사와 이들 다른 지역의 한인 이민사가 비교 연구되는 과업이 이루어지면 좋을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