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에 무너진 최강 내진설계
11일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된 것으로 확인돼 일본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력 공급에 필요한 충분한 천연 자원을 보유하지 못한 일본은 전력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자체 생산 전력의 상당 부분을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일본 전역에서 현재 가동중인 원자로는 54기로, 이들이 일본에서 소비되는 전체 전력의 30%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은 2017년까지는 공급 전력의 40%, 2030년까지는 50%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갈수록 일본의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고 인구 밀도 역시 높은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핵 폭탄의 악몽을 기억하는 세대가 여전히 남아있는 일본에서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그만큼 컸다.
그때마다 일본 정부는 원자력 발전소가 지진의 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고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경우 발전소 가동을 자동적으로 중단시키도록 건설됐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을 소유한 도쿄전력(TEPCO)은 이번 대지진 이후 원자로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냉각 장치에 이상이 발생했으며 원전 통제실의 방사능 수치가 평시의 1천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 이날 제1 원전에서 폭발이 발생하면서 원전 건물 일부가 붕괴했고 원자로에서 노심용해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결국 이날 정부 관계자는 방사능이 누출됐음을 시인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일본이 이번 사고로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핵 위기 속"으로 빠졌다고 지적했다.
내진설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자부해온 일본이지만 그동안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잇따랐다.
지금까지 가장 심각한 사고로 꼽히는 것은 1999년 9월 발생했던 도카이무라(東海村) 원전 사고로, 직원 2명이 목숨을 잃고 600여명이 방사능에 누출돼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최악의 사고로 꼽혔다.
2004년 8월에는 후쿠이(福井)현 미하마초(美浜町) 간사이(關西)전력 미하마원자력발전소에서 노후 배관 파열로 증기가 누출되면서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1995년 12월에는 후쿠이(福井)현 쓰루가(敦賀)시의 몬주 고속증식로(FBR)에서 냉각제(나트륨)이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고 1997년 후쿠이(福井)현의 후겐 원자로에서는 트리튬이 누출되기도 했다.
2003년 중순에는 TEPCO가 안전보고서 수십건을 허위 기재한 사실이 드러나 원자로 17기의 가동을 중단시킨 사례도 있었다.
(도쿄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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