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사는 뉴질랜드 여성이 지진이 일어난 뒤 대중 교통이 중단되자 만삭의 몸으로 25km를 걸어 귀가했다고 뉴질랜드 신문이 소개했다.
뉴질랜드 헤럴드는 14일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제니퍼 와담스 우즈키가 임신 8개월의 몸으로 7시간 여 동안 걸어서 귀가했다며 마지막 5km는 골반과 다리에 통증이 오면서 달팽이처럼 기어가는 힘든 여정이었다고 밝혔다.
헤럴드는 우즈키가 걸어가는 도중에 음료수 가판대와 편의점에 멈춰 음료수를 계속 사서 마셔 탈수와 조기 진통을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땐 인근 건물을 이용했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져 길을 잘못 들었을 땐 사람들이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기도 했다.
우즈키는 친구네 집으로 갈까도 생각했지만 발길을 돌렸다가 친구가 집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곧장 집으로 향하는 게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힘겨운 여정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집에 휴대전화를 놔두고 왔기 때문이다.
일본인 남편 토루 우즈키가 전화를 걸어봐야 그녀와 통화를 하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우즈키는 "수많은 날 중 하필이면 전화를 놔두고 오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우즈키는 전화를 걸려는 사람들이 기다란 행렬을 이루고 있는 공중전화 박스에서 몇 번 통화를 시도했으나 어찌된 셈인지 매번 통화 중 신호가 울릴 뿐이었다.
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모든 차량이 기어 다니고 있었고 버스 정류장과 택시 승강장에는 거의 예외 없이 10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걷는 것보다 기다리는 게 더 힘들게 느껴졌다.
우즈키는 "어떤 곳에서 손을 들어 차를 세우고 아이를 가진 몸으로 귀가 중이라고 말할 수도 있었으나 교통의 흐름이 너무 형편없이 계속 걷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킹과 등산을 많이 해보았기 때문에 아이를 가진 몸으로 걷는 게 어려운 일이긴 했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드디어 밤 10시쯤 집에 도착해 남편에게서 온 페이스북 메시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진이 날 당시 도쿄 시내 중심가에 일하고 있던 남편은 그로부터 30분 뒤에 집에 들어왔다.
남편은 아내에게 생긴 일은 까맣게 모른 채 친구한테 자전거를 빌린 자전거를 타고 32km나 되는 거리를 달려왔다고 말했다.
우즈키는 지진이 났을 때 도쿄 시내 한 카페에 앉아 있었다면서 처음에는 조금 흔들렸으나 진동이 심해지면서 서 있기 위해서는 옆에 있는 테이블을 붙잡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건물에서 빠져나와 모두 집으로 걸아가기 시작하는 등 매우 침착하게 대처했다면서 일부는 재난 시 쓸 수 있도록 회사에 비치해둔 헬멧을 쓰고 나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도 그로부터 30분 뒤 집으로 걷기 시작했다며 집으로 걸어가면서 강력한 여진으로 빌딩들이 흔들리는 것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힘든 행군을 하고 난 뒤 병원으로 달려가 진찰을 받았다며 자신과 아기가 모두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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