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 출신 선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테니스 대회 정상에 오른 ‘中大 사건’이 벌어졌다. 중국의 리나(29)가 ‘큰 사고’를 쳤다.
리나는 4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프렌치오픈 14일째 여자 단식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세계랭킹 5위·이탈리아)를 2-0(6-4 7-6<0>)으로 완파했다. 우승컵과 함께 상금 120만유로를 거머쥔 리나는 아시아 국가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그 동안 중국계 미국인 마이클 창(미국·39)이 17세이던 1989년 역대 최연소로 프렌치오픈을 제패한 적이 있지만 아시아 국가 출신이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리나가 처음이다.
리나는 올해 호주오픈에서 아시아 최초로 결승에 진출해 킴 클라이스터스(2위·벨기에)에 패해 준우승하며 주목받았지만 이후로는 한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는 1라운드와 16강에서만 1세트씩 내줬을 뿐 무실세트 승리를 이어오며 멋지게 부활에 성공하며 생애 5번째 투어 타이틀이자 첫 메이저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리나는 이번 대회 우승후보였던 마리아 샤라포바(8위·러시아)를 준결승에서 2-0으로 돌려세운 상승세를 결승에서도 그대로 이어갔다.
1세트 게임스코어 2-2에서 코트 구석으로 정확하게 꽂히는 포어핸드 크로스로 스키아보네의 서비스게임을 빼앗고 서브에이스를 꽂아넣어 1세트를 여유 있게 가져왔다.
리나는 2세트에도 포어핸드에 힘을 실어 한 박자 빠른 공격으로 3-1로 앞서나갔지만, 지난해 우승자 스키아보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30세 노장 스키아보네는 장기인 톱스핀과 슬라이스로 노련하게 리나의 리턴 실수를 유도해가며 상대 서브게임을 연달아 빼앗아 6-5로 앞서 승부를 거의 원점으로 돌리는 듯했다.
리나는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역시 만만치 않은 경험을 쌓은 스물아홉 베테랑답게 침착하게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가며 6-6으로 따라붙어 승부를 타이브레이크로 몰고 갔다.
그다음부터는 거칠 것이 없었다. 스키아보네의 발리에 악착같이 따라붙어 점수를 쌓은 리나는 각도 깊은 포어핸드로 상대를 코트 양옆으로 몰아붙이고 허를 찌르는 백핸드 드라이브 발리로 빈틈을 파고들었다.
날카롭게 허를 찔러 들어오는 리나의 공격에 스키아보네의 백핸드 리턴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타이브레이크는 7-0으로 마무리됐고, 1시간48분 만에 승리를 매듭지은 리나는 그대로 붉은 클레이코트에 드러누워 기쁨을 만끽했다.
프렌치오픈 우승컵을 들고 에펠탑 앞에서 포즈를 취한 아시안 테니스 선수는 리나가 처음이다. (AP)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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