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역투하는 윤석민의 모습.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 미국행 의사 공개
소속팀 KIA 반대에 ‘엉거주춤’ 난처한 입장
포스팅 불발되면 2년 뒤 FA될 때 기다려야
윤석민(25)이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엉거주춤하게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윤석민은 7일 MVP로 선정된 뒤 공식 인터뷰에서 “새로 부임한 선동열 감독님이 저를 더 강하고 좋은 투수로 만들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꿈이자 목표는 메이저리그 진출이지만 현재로서는 꿈일 뿐이지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은 해외 진출의 꿈을 잠시 미루고 내년 시즌에도 KIA에 남겠다는 말로 풀이해야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공식 행사 후 다시 기자들과 만난 윤석민의 어조는 종전과는 큰 차이가 났다.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은) 올 시즌 시작부터 도전하고 싶었던 목표였다. 성적이 잘 나면서 많은 에이전트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그중에서 가장 능력이 있는 스캇 보라스에게 위임을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메이저리그 진출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
그러나 그는 “무작정 KIA를 버리고 떠나겠다는 건 결코 아니다”면서 “동료 선수들에게 누를 끼칠 수도 있다. (해외진출) 이야기가 너무 부각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복잡한 심정도 내비쳤다.
하지만 윤석민이 메이저리그에 오고 싶어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는 “프로에 올 때부터 꿈이었다”면서 “처음 막연하게 생각했던 목표였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다녀오면서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이 아닌 미국 진출 목표에 대해서는 “한국과 비슷한 일본 야구보다는 최고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윤석민이 엉거주춤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 진출 문제가 그만큼 해답이 어렵기 때문이다. 윤석민은 지난 2005년 KIA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 올해까지 7년을 뛰었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해외에 진출할 자격을 얻었지만 소속팀 KIA가 불가방침을 고수하면 해외로 나갈 방법은 없다.
2년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KIA는 지금 에이스 윤석민을 풀어줄 수 없는 입장이다. 구단 사상 최고스타 선동열 감독을 영입, 우승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상황에서 에이스를 잃는 것은 생각도 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윤석민이 강력하게 미국진출을 추진하다간 칼자루를 쥐고 있는 구단과 정면 충돌하지 않을 수 없고 자칫 우승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비쳐질 수 있다. 윤석민으로선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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