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연속 원히터로 11승 선착
▶ 방어율·탈심진도 전체 1위
올 시즌 전반기 최고 메이저리그 투수는 메츠‘너클볼러’ R.A. 딕키가 분명하다.
뉴욕 메츠의 ‘너클볼’ 전문투수 R.A. 딕키(37)가 2경기 연속 ‘원히터’의 기염을 토하며 올해 내셔널리그(NL) 사이 영 상 레이스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다승, 방어율, 삼진에서 모두 1위로 시즌이 어제로 끝났다면 ‘3관왕’이다.
두 경기 연속 상대 타선을 1안타로 막은 투수는 1988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데이브 스팁 이후 24년 만이며, 메츠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술 더 뜬 투수는 1944년 ‘1히터’에 이어 ‘노히터’를 던진 보스턴 브레이브스 투수 짐 토빈밖에 없다.
지난 13일 탬파베이에서 삼진 12개를 잡아내며 ‘노히터’를 아깝게 놓친 딕키는 18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경기에서도 커리어 최다 삼진 13개를 쏟아내며 자책점이 없는 행진을 42⅔이닝째 이어갔다. 다음 등판에서 1985년 드와이트 구든이 세운 구단 기록(49이닝 연속)을 갈아치울 수 있게 된 것.
우완 딕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빅리그 9년 통산 전적이 41승50패에 불과한 별 볼일 없는 투수였다. 따라서 2006년부터만 유니폼을 4번이나 갈아입은 ‘저니맨’ 신세였고, 지난해 성적도 8승13패로 자랑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그런데 올해는 개량종 너클볼을 개발한 듯 ‘괴물’로 돌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먼저 11승(1패) 고지를 돌파했다. 시속 60~81마일의 ‘느린 공’으로 빅리그 타자들을 요리하며 18일까지 방어율도 2.00으로 1위, 삼진도 103개로 저스틴 벌랜더와 공동 1위, 완투도 3개로 1위인 ‘괴력’을 떨치고 있다.
삼진을 10개 이상 솎아낸 경기도 넷으로 가장 많고(올해 전까지는 단 한 번), 특히 최근 7차례 등판에서는 삼진/볼넷 비율이 믿기 어려울 정도다. 보통 2대1이면 우수한 편인데 그는 71개 삼진을 잡아내면서 볼넷은 6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오리올스 강타자 앤드루 존스는 딕키에 대해 “너클볼 투수면서 이번 시즌 아직까지 폭투 한 번 없는 점이 신기하다”며 “신들린 모습”이라고 말했다.
벅 쇼월터 오리올스 감독이 자신의 아이디어에 당한 점도 흥미롭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감독이었을 당시 거느렸던 딕키에게 너클볼러 변신을 강력하게 권유한 사람이 바로 자신인데, 6년 뒤 자신이 맡고 있는 팀이 그에게 ‘노히터’ 수모를 당하는 시나리오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쇼월터 감독은 이에 대해 “그 당시 딕키는 팔만 빼고 메이저리그 투수의 모든 조건을 갖춘 선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딕키는 자신이 달라진 점에 대해 “예전에는 너클볼을 지금만큼 빠르게 던지질 못했다. 팀 웨이크필드와 찰리 허프 등 너클볼 선배들처럼 던지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 스타일이 있고 스피드와 높이를 바꿀 수 있는 점이 다르다. 그런 것을 터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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