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여자오픈, 박세리가 14년 전‘맨발투혼’불사른 곳으로 돌아가 내일 개막
“그때의 긴장감과 설렘을 고스란히기억하고 있다.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다.”
‘선구자’ 박세리(34)가 14년 전 ‘맨발투혼’을 불사른 곳으로 돌아가 영광의 재현을 노린다. 그 무대는 올해 3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67회 US여자오픈이 열리는 위스컨신주 콜러의 블랙울프 런 골프코스(파72·6,984야드).
박세리가 루키였던 1998년 한국골프 사상 최초로 메이저대회를 제패했
던 장소라 한국 골프팬들에게 더욱 특별한 관심사다. 박세리는 당시 태국계 듀크 대학생 아마추어 제니 슈시리폰과 대결에서 워터 해저드에 맨발로 들어가 샷을 날린 투혼을 보여주며 연장 18번째 홀까지 동타를 만들었다. 18홀 연장전도 모자라 다시 서든 데스 연장전을 치르게 된 박세리는 서든데스 두번째 홀에서 승리를 거두며 전 한국을 열광시켰다.
박세리가 물꼬를 튼 뒤 US여자오픈은 한국여자선수들과 유달리도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박세리 이후 김주연(버디 김·2005년), 박인비
(2008년), 지은희(2009년), 디펜딩 챔피언 유소연에 이어 올해 6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것.
스팟라이트는 박세리를 비추고 있지만 정작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은 코리안 골퍼는 14년 전 박세리의 우승을 보고 골프채를 잡았다는 일명 ‘박세리 키즈’ 중에 하나인 박인비(23)다. 박인비는 4년 전 이 대회에서 이미 한 번 우승한 뒤 미국 무대에서는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3개 대회 연속 탑10에 들었다. 2주 전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연장전까지 갔다가 준우승에 그쳤고, 1일 끝난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LPGA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9위를 차지한 강력한 우승후보다.
하지만 박세리가 우승했을 때보다 코스가 500야드 이상 길어진 점은 한국선수들에게 불리할 전망이다. 그때도 단 한 명이 이븐파도 깨지 못한 가운데 나란히 6오버파를 친 박세리와 슈시리폰이 연장승부를 펼쳤던 것인데 이번에는 과연 스코어가 얼마나 올라갈지 의문이다.
한국선수들의 경계대상 1호는 물론 세계랭킹 1위인 청야니(대만)다. 청야니는 이미 다섯 차례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반면 US여자오픈 우승컵은 아직 없어 이번 대회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하지만 2008년부터 US여자오픈에 출전한 청야니는 2010년 공동 10위가
최고일 정도로 이 대회에 약한 면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시즌 초반에 3승을 거둔 청야니는 최근 3개 대회 연속 탑10에 들지 못한 컨디션도 ‘다운 사이클’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선수들 중 김인경을 US오픈 세팅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낼 스타일로 꼽았다. 하지만 1998년 신인 박세리와 아마추어 슈시리폰 연장전 결투와 지난해 유소영의 우승 등 대회 역사를 볼 때 또 신인 챔피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편 신지애는 손가락 부상 때문에 출전을 포기했다.
<이 규 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