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데스타 대학교 여자 축구부 부원들이 지승화 감독(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김인중 코치(첫 번째), 에합 압델레힘 코치(앞줄 왼쪽 끝)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인감독 지시 파악 위해 수업개설 요청
선수 전원 수강… 작년 8승4패 좋은 성적
“한국 감독님 밑에서 한국식 축구를 배우고 한국어도 배워요”
애나하임에 있는 베데스타 대학교(총장 김유철) 여자 축구부 전원이 한국어 배우기에 열정을 쏟고 있어 화제다.
베데스타 대학교는 지난해 가을학기부터 백인들과 히스패닉으로 구성된 여자 축구부의 요청으로 한국어를 3학점짜리 제2 외국어 정규과목으로 신설하고 수업을 하고 있다. 한국식 축구를 배우기 위해 자발적으로 한국어를 배웠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지난 학기 한국어를 수강한 미드필드를 담당한 레티시아 솔리스는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말하는 뉘앙스나 분위기를 파악하기가 처음엔 어려웠다”며 “한국말을 배워 조금씩 대화의 느낌을 이해해 가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고 말했다.
한국어 과목을 신설하는데 도움을 준 김만태 교수(교무처장)는 “선수들이 처음 한국어를 배우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반신반의 했다”며 “한국말을 배우는 선수들이 한국 코칭스태프들과 정서적인 교감을 이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한국식 지도방식으로 축구를 배우고 싶다는 욕심에서 시작됐다. 전국에서 축구를 위해 모여든 여자 선수들이 한국에서 축구로 유학 와서 뛰고 있는 남자 축구부 선수들을 보고 자신들도 그렇게 뛰고 싶다는 욕심에 같은 방식으로 훈련받고 싶다고 요청해 왔다.
지승화 감독은 “한국은 전체를 위해선 약간의 개인이 희생되더라도 감수하는 분위기”라며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런 강제가 나중엔 개인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 감독은 “한국 아이들에게 한국말로 말하면서 지도하는 것들을 보고 여자 선수들이 부러워했다”며 “몇몇 선수들이 학교에서 자신들을 위해 한국어 강의를 신설해 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해 와 학교에 건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베데스타 대학교 여자 축구부는 지난 2010년에 창단됐다. 13명의 선수들 중 대부분이 남가주 출신이고 4명의 선수들은 타주에서 왔다. 지난해 NCCAA(National Christian College Association) 리그에 참가해 12경기를 뛰어 8승4패의 전적을 거뒀다.
지 감독은 “팀이 창단된 후 리그에 참가하는 첫 해는 공식적인 성적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관례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가 첫 무대나 다름없다”며 “12개 대학이 격돌해 4개 팀만이 오를 수 있는 11월 지역 토너먼트에 합류하는 것이 첫 목표”라고 말했다.
베데스타 대학교 여자 축구부는 현재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기숙사에 남아 김인중 한국인 코치와 전 이집트 여자 국가대표 축구부 코치인 에합 압델레힘 등과 함께 하루 3시간씩 훈련을 하고 있다.
<신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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