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덕선 수필가
칠월의 들녘에는 들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아침 산책을 나가면 이름 모를 들꽃들이 나를 반긴다. 물주는 사람도 없고 돌보는 사람도 없다. 그렇게 화려하지도 않고 뛰어난 아름다움도 없다. 크기도 그리 크지 않고 수수한 모양이 많다.
아주 작은 국화모양의 들꽃도 내가 좋아하는 연한 보라색깔이다. 작은 나팔꽃 모양의 하얀색은 땅에 엎드리듯 깔려있다.
들꽃들의 막내다. 초등학교 소풍 갔을 때 들녘에서 크로바 잎 모양에 앙증맞게 동그란 꽃이 붙어있는 걸 발견 한적이 있다.
너도나도 손가락에 꽃 반지를 만들어 끼고 서로 예쁘다고 자랑했던 반지 꽃도 있다. 같은 종류끼리 옹기종기 모여있다. 어떤 들꽃도 잘났다고 뽐내지 않는다.
나는 이 들꽃들을 보면서 이 땅에 와서 사는 우리 이민 일 세대와 너무도 닮은 것 같아 사랑하지 않을 수 가 없다.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저리 당당하게 피어 있으니 말이다.
군데군데 모여 피는 모습도 우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한인 타운같은 생각이 들어 더 정이 간다. 우리 이민 일 세대는 저마다 자기 전공과는 거리가 먼 직업 전선에서 오직 가족을 위해 이 땅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자기를 희생 하며 앞만 보고 살아온 사람들이다.
아무도 도와주지도 않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이 살아 남으며 아이들을 잘 양육하여 들녘에 핀 이름없는 꽃들처럼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다.
해마다 졸업 시즌이 되면 미국 곳곳에서 우리 아이들이 장한 학업을 성취하여 언론에 부각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민 일 세대들의 피와 땀의 결실인 것이다.
얼마나 자랑스럽고 대견한지 마치 내 아들 내 딸 인양 반갑고 그 부모님들의 자식 뒷바라지에 바친 수고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들꽃처럼 살아온 사람들이 미국에 와서 사는 우리 이민자들뿐이겠는가?
세계 어느 곳을 가도 한국 사람 없는 곳이 없다고 한다.
세계 방방곡곡에서 우리민족 특유의 근면함과 영민함이 폐허 된 동네를 일으키고 교회를 세우고 상권을 키워 그 나라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환경이 제일 열악하다는 아프리카 오지에까지 선교사들이 나가 선교하는 민족이 바로 우리 한국 민족이다.
물주는 사람도 없고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도 때가 되면 당당하게 피어나는 들꽃처럼……
나는 오늘도 아침 산책 길에 무리 지어 피어있는 들꽃들의 합창소리를 듣는다.
‘세상에서 아무도 돌보아 주는 이 없어도 우리들은 꽃을 피웠네. 당신들의 자녀들이 꽃을 피우듯이……’ 환한 미소를 띠며 아름다운 하모니로 내 가슴과 귀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나도 한 포기 들꽃이 되어 목청 높여 노래한다.
‘우리 모두 꽃을 피우네. 희망의 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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