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이 가시지 않는 지독한 갈증 같은,
손끝에 끝내 남은 그 어떤 한기(寒氣)의 이름-
서글픔? 그 싸한 본능이 내 내장에 짜릿하다.
우울의 긴 문턱에 더듬이 길게 늘어뜨린 채,
더럽고 치열하게 타오르는 철거민 거리.
서러움? 비웃음이 인다, 내 장년의 현장으로.
그대 비우고 간 잔이 또 한 잔 재촉하는 새벽,
환절기, 그 돌이킬 길 없는 미로에 깊이 삼켜진 채,
젊은 날? 나의 옥빛 꿈을, 끌고 다니다, 내버린다.
- 정휘립(1955 - ‘)딱 한 잔 더 - 용산, 그 비열한 거리에서’ 전문
------------------------------------
계절이 바뀔 때면 앓곤 한다. 사춘기를 맞을 때도 그랬다. 이 제는 젊은 날이 끝나는 시간이다. 옥빛 꿈을 버리며 차가운 현실을 깨닫는다. 개인적인 아픔에 사회적 고통이 오버랩 된 다. 용산 참사를 떠오르게 하는, 더럽고 치열하게 타오르는 철거민 거리에서 개벽까지 지독한 갈증으로‘ 딱 한 잔 더’를 되풀이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가여운 삶을 살다 가는 존재 들을 향해 울어주는 시인이 아직도 있었구나.
<김동찬 시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