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에게 민들레는 하나의 잡초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약초 재배자에게 민들레는 꽃, 잎, 뿌리, 줄기 등 하나도 버릴 것 없는 소중한 만능약재다. 칼륨, 철분, 비타민A, C등이 함유된 잎은 노화방지,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되고, 샐러드, 샌드위치, 차를 만들 때 사용된다. 콜린 성분이 담긴 뿌리는 간장의 지방축적을 방지하며, 꽃은 와인 제조에도 한몫을 한다.
학교와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는 사람도 민들레 같은 존재다. 특히, 아스퍼거 증후군, 독서장애, 주의력 결핍증 등으로 인해 뭇사람들로 부터 외면당하는 경우에 더욱 그렇다. 존스합킨스 경영대 교수 샤론 김은 ‘실험심리학 저널’ 8월호에 게재된 논문에서 “왕따는 이미 인증 받은 사람이다. 독립적으로 색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기에 동료들과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렇기에 훨씬 더 창의적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직장에서 “어수룩하거나 생뚱맞아 무리에서 떨어져 지내는 사원이 회사발전에 기여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창의력이 무엇일까.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어를 다른 각도에서 조합, 조명하는 것이다. 무리에 파묻힌 사람이 ‘다른’ 시각에 눈을 뜰 수 있을까. 무리에서 떨어져야 보인다. 무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좋아한다지만 실제로는 반감을 갖고있 다. 새롭고 창의적인 것이 대부분 사람들을 불편, 불안, 불확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해서, 무리는 이미 존재하고 검증된 아이디어를 선호한다.
무리에 소속되려는 것은 인간의 기본심리다. 일단, 일원이 되면 무리로 부터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런데, 특이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 구성원이 있다면 그는 왕따 당할 확률이 높다. 왜일까.
소속감에서 안위를 받는 인간의 반면에는 독특함을 추구하려는 욕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속감과 독특함 저울질에서 전자의 추가 무거운 사람은 후자의 추가 무거운 사람을 시새움할 수 있다. 곧 질투는 왕따로 연결된다.
지극히 자조적인 정신을 지닌 사람은 왕따를 당해도 무리에서 제거되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는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구절, “우둔한 눈이 보여주는 외모만 보고 내부를 꿰뚫어 볼 줄 모르는 우매한 무리가 열망하는 것을 택하지 않으니라. 얼빠진 군중들과 한패가 되어 날뛰지 않으리라”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다.
왕따를 당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색다른 성취를 원한다면 자신 스스로를 왕따 시켜야 할 것이다. 주변의 놀림감이 되고, 무시당하고, 자신의 능력과 잠재력을 의심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왕따가 “기필코 내가 지닌 것을 보여주고 말겠다”라고 입술을 깨물게 만든다. 자신에 대한 타자의 생각이 틀린 것을 증명해 보이려는 동기유발은 가슴에 불을 당기는 도화선 역할을 한다.
반면, 청소년을 망치는 가장 빠른 도화선은 “너도 남들처럼 따라 해라”를 부추기고, 그저 모나지 않고 평범한 것이 속편하다고 일러주는 것이다. 학생들을 파블로의 강아지 같은 복제인간으로 만들고 있는 오늘날의 학교와 대학이 그런 도화선 설치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창업자(entrepreneur)는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어, 제품, 기업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다. 페이스북 창시자 주커버거는 아스퍼거 증후군 증세를 보여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눌 때 고개를 끄덕이지도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가 대기업에 지원서를 냈더라면 아마도 인터뷰 혹은 사회성-인성 테스트에서 탈락했을 것이다. 입사하였더라도 그저 들판 한구석의 민들레 잡초로 여겨져 왕따 당했을 것이다.
<대니얼 홍 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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