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 서울 한강에서 4개국이 참가한 불꽃놀이가 있었다. 초가을 밤하늘을 휘황찬란하게 장식하여 구경나온 수많은 시민들은 환호성을 자아내었고 전 세계에서도 뛰어난 전경을 가진 한강에 대하여 큰 자부심을 갖도록 만들어주었다.
두 시간 뒤, 강가를 따라 조성된 둔치 곳곳에는 구경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수십 톤이 패잔병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에서 그것도 가장 높은 교육수준과 지성을 갖춘 특별시 사람들이 보여준 민도의 실상이었다.
지금 이런 사람들이 대선에 대해서 가타부타 열을 올리고 있으며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투표장으로 나가게 될 것이다. 그런 정신 상태를 가진 사람들이 과연 적임자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며 설사 누가 뽑힌다 해도 제대로 나라를 다스릴 수 있을 것인지 심한 의구심이 생긴다.
한국에서 대선 투표일이 가까워 올수록 후보자 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 되고 있다. 그런데 그 형국을 보면 참으로 ‘아더메치유’이다. 이 말은 오래전 유행하던 속어인데 ‘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껍고 치사하며 유치하다‘의 준말이다.
각 후보 진영의 공약은 입으로만 그럴 듯하게 늘어놓았을 뿐 거의가 실현성이 없는 허풍인데다 야권은 집권 후에 펼칠 청사진 보다는 과거사의 폭로와 질타가 대부분이다. 상대방이 잘못했으니 자기가 적임자라는 주장은 참으로 황당무계한 발상이다.
이에 질세라 국회의 국정감사도 국정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보다는 대선 응원전 내지 인기 홍보 기회로 전락하고 있다. 정치인과 공무원의 부정과 비리는 그치지 않고 자살, 살인, 성폭행이 연일 빠짐없이 보도되고 있다.
안방극장에서 조차 불륜과 벗는 일, 막말과 욕이 예사처럼 들리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성보다는 감성적인 한국국민, 특히 아직 인생에 미숙한 20,30대는 그런 유혹에 놀아날 가능성이 높다.
대선 후보마다 내세우는 공약은 포장만 다를 뿐 그 밥에 그 반찬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또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더라도 국정운영은 오십보백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지금처럼 사색당파는 여전히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 것이고 남북문제는 계속 시끄러울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선거공약에서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할 것인가? 바꾸어 말해 오늘날 한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어디에 있으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더 잘 먹고 잘 사는 일? 국민통합과 지역 간, 계층 간 갈등해소? 물론 바라는 일이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생활수준이 예전보다 크게 향상되었지만 사회적 마찰과 격차는 오히려 빈번해지고 심화되어왔다.
인프라의 구축으로 왕래와 소통이 자유롭게 되고 빈번한 해외여행은 국민의 안목도 넓혔지만 의식구조는 뒷걸음치고 있다. 국민을 사람으로 만드는 교육이 잘못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대통령 후보는 이제라도 교육개혁을 첫째가는 공약으로 내세우고 정권을 잡으면 왜곡된 국민의식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교육은 국가의 미래가 달린 백년대계라 하지 않았는가!
그렇지 못하면 한국은 아무리 가꾸고 빛내도 결국 불꽃놀이 뒤 쓰레기 더미의 한강둔치로 남게 될 것이다. 민도는 교육의 열매이며 좋은 교육은 훌륭한 문화를 만든다.
<조만연 수필가·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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