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돕기 위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앞서 지난주에는 세계은행이 국제기구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사무소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고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진출이 결정되었다.
또한 한국의 녹색성장 정책을 세계적으로 공유하고자 한국이 주도하여 설립한 글로벌 녹색성장 연구소(GGGI)가 공식적으로 국제기구로 승격되는 등 이번 가을은 한국에 국제적 경사가 많은 계절이다.
이번 GCF 사무국 유치는 독일과 스위스 등 6개국이 신청하여 치열한 물밑 경쟁을 하였다. 초기 유치신청 과정에서 모두가 불리하다고 예상했지만 한국 정부의 끈질긴 유치 노력에 힘입어 극적인 승리를 하게 된 것이다. 이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는 27개 정도의 국제기구가 있으나 국제백신연구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1~2명이 근무하는 조그만 사무소 수준이다. 그러나 녹색기후기금 사무소는 2020년까지 선진국이 매년 적립을 약속한 1,00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다루게 되고 최소 500명이상의 근무자가 상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규모의 기구가 들어서면 국제회의ㆍ학술대회 및 다양한 부대 행사가 지속적으로 개최되면서 그 간접적 효과는 세계적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 이상으로 나타난다. 지역 발전 및 국가 홍보 효과는 더 말 할 나위가 없다. 금전적으로 환산하면 매년 4,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뿐만 아니라 간접고용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창출된다. 이어 국가브랜드 가치 급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다.
이같은 국제적 위상 강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이 아니다. 정부 관계기관과 국민들의 국가 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하면서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추구한다는 인류의 공통적인 목표에 동참하고자 하는 정부와 국민의 의지가 세계적으로 그 진정성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2008년 8·15 경축사에서 대통령이 녹색성장 정책으로의 전환을 천명한 이후 녹색성장위원회 설치, 녹색성장 5개년 계획, 온실가스 감축 계획 발표, 배출권 거래제 시행 결정 등 일련의 다양한 정책의 실시하였거나 계획 중에 있다. 또한 글로벌 녹색성장 연구소 설립 주도 등을 통해 국제적 책임을 다 하겠다는 굳은 의지의 결과다.
지금까지 한국은 우리 스스로가 잘 살아야 되겠다는 목표가 커서 국제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성장 정책도 과거의 발전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생산방법에 의존하여 배출이 낮은 기술이나 산업으로의 이전에 많은 노력을 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기후변화라는 인류 공통의 과제에 경제발전 수준에 적합한 국제적 역할을 하는 데는 인색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는 경제수준에서는 내 자신 만이 아니라 인류의 공통된 과제에 동참하고 국제적 리더로서의 역할에 적극적이어야 할 것이다.이러한 상황에 대한 인식으로 정부가 노력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노력이 국제기구 유치로 나타나게 되었다.
녹색성장 정책만 보아도 2008년 새로운 발전계획으로 천명한 이후 한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만 아니라 OECD나 세계은행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호응에 힘입어 지금은 녹색성장 정책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이 확고해졌다. 이는 미래 국가경쟁력
강화의 원동력이 되어 우리의 지속적인 발전에 견인차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제고되어 국격을 향상시키는 토대가 될 것이고 전 세계 우리 동포들에게 한민족으로서의 강한 자부심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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