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슬리핑백을 사용해서 캐빈에서 잠을 잤다. 그러나 잠을 못 잘 정도로 등이 아팠다. 슬리핑백이 얇아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내 나이가 들어서인지 남편과 나는 슬리핑 속에서 등이 아파 뒤척이느라 깊은 잠을 못 잤다.
이 일은 잊고 있었던 한 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했다. 그것은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 수양회를 갈 때 미국 분들이 항상 에어를 넣는 침대를 가지고 와서 가득이나 부족한 차편에 부피도 많았고 잠을 잘 때는 침대사이즈라 작은 방을 가득 채워서 짜증이 났었다.
나는 그때 속으로 간편하게 슬리핑백이나 가져오지 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내가 맨바닥에 슬리핑백에서 잠을 자보니 딱딱한 바닥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를 알았다. 그러니 남을 이해한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내가 체험하고야 안 것이다.
또 얼마 동안 내가 차가 없어서 딸이 직장으로 데리러 오곤 했는데 하루는 직장 동료가 부탁도 안 했는데 이제부터 자기차로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집이 같은 방향도 아닌데 미안하고 고마워서 개스비를 주겠다고 했더니 그가 하는 말이 “내가 만약에 너와 같은 처지에 있다면 너도 나처럼 하지 않겠느냐 “며 돈을 안 받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날 그녀의 말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너도 나처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남을 이해한다는 것은 내가 그 사람이 되어 보는 것임을 내 동료를 통해, 또 불편했던 슬리핑백을 통해 깨달았다.
<구정희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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