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친구가 잘 가는 미장원에 갔다. 이곳은 캄보디아 여성이 주인인데 손도 빠르고 솜씨도 좋아 갈 때마다 손님이 넘친다. 그래도 미용사가 여럿이라 약속하고 가면 바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기다리기 싫어하는 나는 이곳이 편하다.
그날도 머리를 다듬는 동안 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미용학원을 연다고 한 일이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자금이 부족해서 조금 지연되고 있다”고 답했다. 나는 지나가는 말로 “내 나이가 젊다면 미용기술을 한번 배워볼텐데”라고 하자 그녀가 바로 내 말을 받아 “You need passion”이라고 응했다.
전혀 예상하지 않은 그녀의 말에 잠시 할 말을 잊고 생각해보았다. 나는 단순하게 나이가 젊다면 미용기술을 배워보고 싶다고 했는데 그녀는 미용기술을 배우고 싶은 열정이 있으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답한 것이다. 나이는 핑계이고 사실 열정이 부족했던 것이다.
최근에 꽃꽂이를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학교에 다니는 지인이 있다. 중년의 나이에 풀타임 일도 하면서 말이다. 거기다 부족한 영어를 채워 줄 딸까지 동원해서 학교에 다니고 있다. 평소에도 꽃꽂이를 뛰어나게 잘하는데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의 용기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또 한사람, 내 남편도 그렇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라 악기를 만질 기회가 없었던 남편은 여러 악기를 다루고 싶은 마음이 있어 피아노, 나팔, 피리까지 시간만 나면 어디서든 소리를 낸다. 가끔씩 교회에서 연주를 하고 식구들이 모이면 나팔을 불기도 하는데 나는 틀릴까봐 조마조마해 하지만 남편은 느긋하다.
나도 이들처럼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갖고 살고 싶다. 미장원 주인의 말처럼 내게 필요한 것은 열정인 게 맞다.
<구정희 /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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