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미국의 남북전쟁이 4년째 접어들면서 남부군이 패배직전에 들어가게 되어 종전이 다가오는 1865년 1월, 링컨대통령은 거대한 정치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종전은 꼭 이루어야 하지만, 추구하던 노예제 폐지는 완성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2년 전에 자신이 노예 해방선언(Emancipation Proclamation)을 선포했지만 그것은 남부의 몇주에 제한되어 있고 의회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의 전쟁시 특별권한을 통해서 했기 때문에 전쟁 후엔 효력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전 전에 노예제 폐지를 입법화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입법 통과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데 종전 전에 이루어야 통과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링컨은 알고 있다. 탈퇴한 남부 주들이 다시 미 연방에 들어오면 입법화를 반대할 것이기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조속한 종전은 입법화과정에 유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조속한 종전이냐, 확보된 노예제 폐지이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링컨은 지혜롭게 둘 다 해결한다. 이 과정을 자세하게 묘사한 이 영화 ‘링컨’의 줄거리이다.
이 영화는 링컨의 생애 전체를 다룬 것이 아니라 그의 마지막 4개월을 다루었다. 많은 역사적 사실을 소화하기 위하여 대화들이 다소 길지만 그 과정속에 나타나는 링컨의 정의에 대한 신념과 강한 지도력을 볼 수 있다.
링컨은 노예제도 폐지를 입법화하는 수정헌법 13조를 통과시키기 위하여 정치생명을 올인 한다. 자신은 재임되었고, 자신의 당(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수정헌법은 하원의원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기 때문에 노예제 폐지를 절대 반대하는 야당 (민주당)의원들의 찬성표들도 필요하여 그들에게 설득작업을 적극적으로 실시한다. (이미 법안은 상원에서 1년전에 통과되었으나 하원에서는 계속 보류하고 있었다.) 자신의 내각자체에서도 설득을 했어야 했고 또 자기당의 여러 파들을 설득을 했어야 했다.
이러한 링컨의 초당파적 리더십과 설득력은 현재 워싱턴의 갈라진 정계에도 교훈을 준다. 특히 ‘재정 절벽’에 대한 당파대결이 치열할 때 오바마 대통령이 이 영화를 백악관에서 특별상영을 했다는 의미가 어디 있겠는가?
링컨이 공화당의 첫 대통령이었지만 그 당시의 공화당은 민주당보다 진보적이었다. 북부 주들에 베이스를 둔 공화당은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였지만 남부정치인들의 세력이 컸던 민주당은 전반적으로 반대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두 정당이 정반대로 되어 공화당은 남부 주들의 백인들을 베이스를 둔 보수당으로 전락했고, 민주당은 흑인을 포함한 소수민족을 옹호하는 리버럴 당이 되었다.
링컨은 현재의 미국의 진보계와 보수계로 부터 각각 제일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인으로부터 조지 워싱턴과 프랭클린 루즈벨트와 함께 제일 사랑받는 대통령이기도 하다.
링컨은 노예해방이 그 당시의 노예들의 해방도 의미하지만 아직 태어나지 않은 후손들의 해방과 가능성에 대하여 강조했다. 143년후 미국은 흑인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이것이 링컨대통령이 남긴 레거시(legacy)로 볼수 있다.
이 영화를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특히 미 연방의 수도 워싱턴과 옛 남부연합의 수도 리치몬드와 가까이 사는 우리들에겐 미국역사, 사회와 정계에 대한 인식을 늘리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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