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아 광고전략가 쿠알라룸푸르 Young & Rubicam
나이와 경험은 비례하는가? 경험과 후회는 비례하는가? 후회와 나이는 비례하는가?
나이가 들면서 경험이 느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시기가 있다. 태어나서부터 새로운 세계를 배워나가며 성장하는 과정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스무살 무렵 성인이 되기까지는 나이와 경험은 정비례할 것이다.
그 이후에도 비슷한 정도로 경험이 늘어가는 사람이 있고, 어른이 되면 성장이 멈추듯 경험도 크게 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성인이 된 이후의 경험은 개인의 노력에 따라 그 늘어나는 정도의 차이가 크다. 끊임없이 자신이 가보지 못한 길을 가보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열정과 의지가 있는 사람들에게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이다. 반면에 나이가 들어 새로움이나 변화에 대한 저항이 커져 제자리에서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경험이 늘면,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면, 그 경험들은 인생에 항상 득이 될까? 경험이 는다는 것은 새로운 길을 갔다가 예상치 못한 일을 겪을 수도 있고, 기대하지 못한 성공, 또는 반대로 실패를 맞게 될 수도 있다.
10년 전 두 갈래 길 앞에서 더 새로운 경험을 위해 내가 선택한 길 위에서 겪은 경험들이 내게 다 득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학을 가기 위해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했고, 유학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학위를 받았고, 새로운 세상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동시에 한국에 머물렀으면 지켰을, 또는 얻었을 무언가를 잃어버렸을 것이다.
어떤 선택으로 인한 과정과 결과가 인생에 모두 득이 되고, 모두 실이 되는 경우는 없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내가 그 때 선택하지 않은 길로 가보지 않고서는 무엇이 얼마나 더 얻었고, 잃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설사 그걸 따져본다 한들 인생에서 그런 판단은 별 의미가 없다. 어차피 되돌아올 시간도 아니다.
다양한 경험,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면서 우리는 점점 나이 들어간다. 10대는 20대를 향해, 20대는 30대를, 30대는 40대를 향해서 빠른 속도로 나이 들어간다. 나이가 들면 젊은 시절의 자신의 모습, 자신의 선택, 자신의 결정, 자신의 노력과 열정을 되돌아본다. 내가 그때 지금 알고 있는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른다면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난 같은 선택을 했을 거야라며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는 일정부분 과거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거나 반성을 한다.
위의 세 개의 질문에 모두 YES일 수도 있고, NO일 수도 있다. 현재 나의 모습은 과거의 나의 선택과 행동에 따른 결과임을 나이가 들수록 명확히 인식한다. 그래서 점점 더 나이, 경험, 후회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그 연결고리는 내가 가진 삶에 대한 생각과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의 어떤 선택이 후회된다고 해도, 그걸로 인해 얻은 무언가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자기 합리화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자신을 평가하고, 그로 인해 얻은 것과 잃은 것,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패배주의에 휩싸이거나, 적당히 나이만 먹게 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좀 더 다양하고 깊은 경험을 하고, 그로 인해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경험이 결합되어 더 큰 통찰을 얻고, 힘든 일이 닥쳐도 과거의 자신이 내린 결정에서 기인했다는 자책 대신 긍정적인 태도로 대처해나가며 적극적으로 나이를 먹어가는 것. 그것이 현명하게 나이 드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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