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인회 운영 푸드뱅크 가봤더니…
▶ 생계 어려운 60대 이상 독거노인 대부분 “식품비 아끼는데 도움”30분 전부터 줄 서 밴 1대분 음식 배부 1시간도 안돼서 끝
“하나도 버릴 게 없습니다. 호박도 좋고, 콩 통조림도 필요해요”
LA 한인타운 올림픽과 후버 근처의 주택에서 400달러짜리 방 하나를 얻어 생활하는 한인 남성 이모(66)씨. 정부에서 연금으로 지급하는 월 800달러로 생활하고 있는 이씨는 LA 한인회에서 무료로 음식을 나눠주는‘푸드뱅크’를 실시하는 매달 첫째와 셋째 금요일에는 다른 일을 제쳐놓고 한인회를 찾는다.
젊은 시절 페인트공으로 근무했지만 경기가 나빠진 뒤부터 좀처럼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씨에게 푸드뱅크는 식료품비를 아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5일 한인회관 주차장에서 만난 이씨는 “일이 없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일을 하지 않다 보니 이제는 일을 할 체력도 남아 있지 않다”며 “푸드뱅크에서 나눠주는 어떤 음식이라도 생활에 큰 보탬이 된다. 주스를 많이 줬으면 좋겠다”고 쑥스럽게 말했다.
LA 한인회(회장 배무한)가 지난 2010년 9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푸드뱅크 행사가 생활이 어려운 한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인회가 월 2회 실시하고 있는 ‘푸드뱅크’ 행사가 5일로 정확히 60회째를 맞은 가운데 이날 한인회관 주차장에는 100명 넘게 줄을 섰지만 정확히 86명만 호박과 콩, 옥수수, 감자 등을 무료로 받아갔다. 행사 30분 전부터 줄이 늘어서기 시작하더니 한 시간도 못돼 12인승 밴 1대 분량의 음식은 모두 소진됐다.
이날 나눠준 음식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푸드뱅크에서 제공하는 식료품은 터키 가슴살 통조림과 파스타 재료 및 시리얼과 주스 등으로 종류는 매번 바뀐다. 1인당 받을 수 있는 분량은 종류별로 1개씩으로 본인이 직접 와야 받을 수 있다.
이날 음식을 받아간 한인의 대부분은 60대 이상의 노인층으로 주로 혼자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다. 맥아더팍 근처 싱글 아파트에서 혼자 산다는 70대 여성 김모씨는 한인회관에 오기 위해 소형 접이식 카트를 끌고 아침부터 버스만 2번 갈아탔다.
김씨는 “푸드뱅크 때마다 종류별로 다른 음식을 나눠줘서 생활에 도움이 많이 된다”며 “어떨 때 버스시간을 못 맞춰 늦을 경우 음식을 못 받으면 너무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조선족 3명이 음식을 받아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제프 이 한인회 사무국장은 푸드뱅크가 있는 날이면 주정부 기관이 운영하는 ‘남가주 푸드뱅크’를 찾아 밴 1대 분량의 음식을 픽업해 오고 있다. 실업수당을 받고 있거나 메디칼, 웰페어 등 정부혜택을 받고 있는 한인은 누구나 무료 식료품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한인회 주차장에서 선착순으로 식료품을 나눠주고 있다.
배무한 회장은 “음식을 나눠줄 때마다 생계가 어려운 한인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한다”며 “한인회에서 계속해서 이들의 생활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323)732-0700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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