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은 얼마나 생각할 것이 많으면 그렇게
한 생애를 길게 잡았을까
소금은 얼마나 인생의 짠맛을 보았으면 그렇게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을까
얼음은 얼마나 고뇌에 차면 그렇게
마음을 차갑게 닫고 있을까
우물은 얼마나 후회가 깊으면 그렇게
마음 깊이 눈물을 감추고 있을까
심해어는 또 얼마나 마음을 강하게 먹었으면 그렇게
심해의 압력과 어둠을 견디고 있을까
별은 또 얼마나 말 못할 과거가 많으면 그렇게
먼 곳까지 달아나 있을까
류시화 (1958-) ‘사물들은 저마다 내게 안부를’ 전문
사람마다 가슴 속에 아주 작고도 거대한 우주가 있다. 고통이나 그리움이 깊어지면 그 우주에 사막이 열리고 얼음이 얼고 아주 멀리 달아나서 저 홀로 깜빡이는 별들이 태어난다. 생각해볼 것이 많은 사람, 고뇌가 깊은 사람, 말 못할 과거가 많은 사람일수록 외롭고도 풍요로운 우주를 품게 되는지 모른다. 아픔과 후회와 눈물로 태어난 별, 심해어, 그리고 사막, 저마다 안부를 물으며 우리 가슴 속 광활한 우주에 함께 빛나고 있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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