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면부족은 ‘건강의 적’
▶ 식욕은 자극하고 신진대사는 둔화‘비만 초래’ 당뇨병·심장질환·뇌졸중 등 발생확률 높아져 면역체계 손상으로 감기·플루 걸릴 위험 3배로
하루 5~6시간 밖에 잠을 못자면 건강이 망가지고 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하루 7~8시간을 자야한다. 그러나 수면시간이 9시간 이상으로 늘어나면 오히려 건강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휴식은 수면이다. 하루의 피로를 푸는 데는 누가 뭐래도 수면이 최고다. 일단 한 숨 푹 자고 나면 몸과 마음에 끈끈하게 들러붙어 있던 일상의‘노폐물’이 말끔히 씻겨나간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하루 적정 수면시간은 7~8시간이다. 이 정도의 수면을 취해 주어야 몸의 기능이 잘 정비된 자동차처럼‘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게 된다. 반면 평소 하루 5~6시간 밖에 잠을 못자면 건강이 망가지고 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다. ‘무병장수’의 축복을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다.
수면부족의 영향은 성과 연령을 가리지 않는다. 남녀노소 모두가 타격을 입게 된다.
장기간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을 경우 신체적인 건강은 물론 기억력과 학습능력, 창의력과 생산성이 떨어지고 정서적 안정을 잃게 된다.
이제까지 나온 연구결과에 따르면 신체 기관 가운데 심장, 폐, 신장은 부적절한 수면에 대단히 취약하다. 잠을 제대로 못자면 당장 기능이 떨어진다. 식욕과 신진대사에 장애가 발생하고 체중통제가 힘들어진다.
또한 면역기능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감퇴하고 통증강도와 반응시간 등에 부정적인 변화가 온다. 한마디로 몸과 마음에 총체적 이상이 발생한다.
피츠버그대 심리학 부교수인 앤 거메인은 “불충분한 수면은 우울증과 약물남용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이라며 “특히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지닌 사람들 사이에서 이같은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수면이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큰 탓에 이에 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에스턴 사이키에트릭에서 노인들의 수면강도, 생체리듬, 스트레스 반응도, 뇌기능과 유전학 등을 연구하는 티모시 몽크 박사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생체리듬 시그널이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상적으로 수면시간을 단축해도 인체기관에 상당한 문제가 생긴다며 “이는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립보건원(NIH)의 수면 전문가 마이클 트워리 박사의 말을 빌리자면 “잠이 충분치 못하면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수면 중에 분비되는 호르몬의 공급차질로 모든 세포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수면부족은 체중 증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밤잠이 없는 올빼미족은 깨어 있는 시간이 정상수면을 취하는 사람에 비해 길다.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아무래도 주전부리가 잦아진다. 먹고 마시고, 일하고 자는 게 사람의 일과인데, 여기서 자는 시간이 짧아지면 먹고 마시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체중증가를 초래하는 이유가 단순히 주전부리가 잦아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잠을 못자면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식욕억제 단백질인 렙틴이 줄어든다. 뇌로 하여금 포만감을 느끼게 만드는 렙틴의 분비량이 줄어들면 먹을 만큼 먹었는데도 계속 ‘식탐’을 부리게 된다.
수면부족은 렙틴 분비량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식욕을 자극하는 공복 호르몬인 그렐린의 분비를 동시에 촉진시킨다. 식욕억제제를 묶어두고 공복호르몬을 풀어 놓으면 허기를 느끼게 되고 공복감을 해소하려 계속 먹다보면 살이 오르는 것은 정한 이치다. .
체중 증가를 불러오는 또 다른 원인은 신진대사 둔화다.
생체리듬과 수면이 훼방을 받게 되면 원활한 신진대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운동량을 늘리거나 음식섭취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신진대사 둔화효과를 상쇄할 수 있지만 우리 모두가 너무 잘 알고 있듯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신진대사 둔화가 지속되면 1년에 평균 10파운드 가량 체중이 불어난다.
그 뿐만이 아니다. 글루코스 처리능력이 약해지면서 제 2타입 당뇨병, 즉 성인 당뇨병이 찾아온다.
실험실에 건강한 젊은 성인 남성들을 모아 놓은 뒤 6일 동안 하루 4시간 이상 잠을 재우지 않자 이들의 인슐린과 혈당치가 당뇨병 전증 수준으로 급등했다. 불과 며칠만 잠을 못자도 몸에 즉각적인 이상 반응이 나타난다는 결론이다.
매일 수면량이 6시간미만인 경우에는 심장마비 등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발생확률이 높아진다. 고혈압 환자는 단 하루만 잠을 설쳐도 온종일 혈압상승으로 애를 먹는다.
부적절한 수면은 과상동맥의 석회침착 현상을 초래해 심장질환과 연계된 염증요인의 수위까지 올려놓는다.
그렇다고 늦잠을 자도 안 된다. 하루 9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높은 심장질환 발병률이 보고됐다.
잠이 부족하면 암에 걸릴 위험 역시 증가한다.
40세에서 79세 사이의 여성 2만4,000명을 대상으로 일본에서 실시한 연구는 수면시간이 하루 6시간 미만인 여성의 경우 그보다 오래 자는 여성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원들은 그 이유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 감소를 꼽았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실험에서 멜라토닌 분비량이 줄면 유방암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클리블랜드 소재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유니버시티가 1,2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 수면시간이 하루 6시간 미만일 경우 암으로 변질될 위험이 큰 결장 폴립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도 잠이 모자라면 성장 호르몬 분비에 차질이 생겨 부작용을 겪게 된다. 잠잘 때 분비되는 이 호르몬은 성장 뿐 아니라 근육질량을 키우고 손상된 세포와 조직을 수리해준다.
사이토카인은 잠을 잘 때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신체의 면역체계를 제어하고 자극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않으면 사이토카인 분비가 억제되고 이로 인해 감기와 플루에 취약해진다.
카네기 멜론대학이 건강한 남녀 1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하루 7시간 미만인 사람은 감기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8시간 이상 자는 사람에 비해 감기증상을 보일 위험성이 3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한 수면은 건강의 필수 요건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열심히 일하면 건강은 우리 곁을 지켜준다.
<뉴욕타임스 특약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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