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 77년 만에 영국 선수로 남자 단식 제패
▶ 여자 챔프는 바르톨리
윔블던 여자단식 우승자 바르톨리(왼쪽)와 준우승자 리시키의 표정이 대조적이다.
윔블던 우승컵에 입을 맞춘 영국인 남자선수는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앤디 머리가 77년 만이다.
앤디 머리(세계랭킹 2위·영국)가 영국인들의 숙원을 풀어줬다. 7일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돌려세우고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머리는 7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올해 3번째 메이저 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3-0으로 완파,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77년 만에 윔블던 남자 단식을 제패한 영국 선수가 됐다.
올해 호주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 1-3으로 패한 머리는 설욕에 성공하며 영국 팬들의 윔블던 남자 단식 우승 갈증을 풀어줬다. 여자 단식을 포함하면 1977년 버지니아 웨이드 이후 36년 만에 영국 선수의 윔블던 단식 우승이다.
1987년생 동갑인 조코비치와의 상대 전적은 여전히 8승11패로 뒤져 있지만 그랜드슬램 대회 결승에서는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2011년과 2013년 호주오픈 결승에서는 조코비치가 이겼고 지난해 US오픈과 이번 윔블던에서는 머리가 승리했다.
머리는 자신의 메이저 대회 두 차례 우승을 모두 조코비치를 상대로 따냈다.
3-0으로 끝났지만 3시간9분이 걸린 접전이었다. 2, 3세트에서 머리가 연달아 역전 드라마를 썼다.
1세트를 따내 기선을 잡은 머리는 2세트에서는 게임 스코어 1-4까지 뒤졌다. 상대가 세계 랭킹 1위 조코비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세트 스코어 1-1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하지만 머리는 이때부터 맹추격에 나서 4-4로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고,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어 끝내 7-5로 2세트마저 가져왔다.
3세트 양상도 비슷했다. 조코비치에 2-4로 뒤진 상황에서 다시 머리의 괴력이 발휘됐다. 머리는 이후 내리 네 게임을 따내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 5천여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조코비치는 실책 40개(머리는 21개)를 쏟아내는 바람에 7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올해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타이틀은 조코비치(호주오픈), 라파엘 나달(스페인·프렌치오픈), 머리(윔블던)가 나눠 가졌다.
한편 전날 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마리옹 바르톨리(프랑스)가 예상을 뒤엎고 사빈 리시키(독일)를 2-0으로 완파, 커리어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의 꿈을 이뤘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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