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기·사법제도 문제점까지 확대 백인·여성 일색 배심원단 논란
▶ ■Today’s Focus/짐머만 무죄평결 후폭풍
15일 앨라배마주 버밍햄에서 흑인 주민 500여명이 짐머만 무죄평결에 항의하는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비무장 상태이던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17)을 총격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히스패닉 백인 조지 짐머만(29)이 사건 발생 1년5개월 만인 지난 13일 무죄로 풀려나면서 미국에서사회적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과 언론이 인종차별, 총기규제, 정당방위의 법적 범위, 미국의 사법제도에 관한 논쟁으로 들끓고 있으며 유명인들도 성명이나 트위터로 이번 사건에 대한 의견을 잇달아 밝히고 있다. 버락 오바마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법원의 판단을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며 들끓는 여론을 달랬으나, 무엇보다인종차별이라고 보는 흑인사회의 분노는 쉽사리 꺾일 것으로 보이지 않아 논란 장기화를 예고했다.
■미국이 둘로 갈렸다? 언론 논조도 대립미 주류매체들은 이번 사건이 인종갈등, 총기 관련 법률의 허술함,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한꺼번에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하며 사회적 분열을 우려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레이번 마틴이 남긴 것’이라는 사설에서 이 사건이“ 오늘날 인종관계의 상태와 총기소유 허용을 둘러싼 싸움에 관한 슬픈 논평"이라고 평가했다. 사설은 ‘합리적 이유가 있을 때’ 선제총격을 허용하는법률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이런 법이 총기를 숨긴 채 휴대할 수 있도록하는 법률과 함께 시행되면 위험이더욱 커진다고 역설했다.
생명에 위협을 느낄 때 총기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폭넓게 인정한플로리다주의 이른바 ‘스탠드 유어그라운드’(Stand Your Ground) 법을 염두에 둔 지적이다. 이 법은 정당방위를 넘어선 과잉방위를 유발한다는 비판을 자주 받는다.
정치전문 사이트 ‘폴리티코’의 칼럼니스트 조 스카보로는“ 미국 정치문화의 천박한 상태를 생생하게 보여줬다"고 썼고, 보수매체인 폭스뉴스의 칼럼니스트 존 로트는 피고인 짐머만에 대한 증거가 애당초 불충분했으므로 기소 자체가 무리였다며 처음부터 재판이 열리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흑인사회, 백인위주 배심원에 반발조지 짐머만에 대한 무죄평결이 배심원단의 인종 다양성 결여로 예고된결과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재판은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주목한 중대 사안이었지만 배심원단은 백인 5명과 히스패닉(중남미계)1명으로 이뤄져 재판 전부터 논란이컸다.
6명 모두 여성이었고, 피해자인 트레이번 마틴과 피부색이 같은 흑인은단 한 명도 없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피고인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인다는 해묵은 논란은 제쳐놓더라도 배심원단에 흑인을넣지 않은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수 없는 처사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배심원 선발에 관여하는 검찰은211명의 후보군 가운데 면접과 인종심사를 거쳐 40명을 추렸다. 그때만해도 여성이 24명, 남성이 16명이었고인종별로는 백인 27명, 흑인 7명, 히스패닉 3명 등으로 구성돼 별 문제가없었다.
검찰은 변호인단과 협의를 거쳐 이들 가운데 배심원 유고시 평결과정에참여하는 대체요원 4명을 포함해 배심원 10명을 뽑았다. 문제는 6명의 정규 배심원단에 흑인과 남성이 없는데도 양측이 신속하게 재판절차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에릭 홀더 연방 법무장관은 15일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17) 총격살해사건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고있다고 밝혔다.
미국 최초의 흑인 법무장관인 홀더 장관은 이날 흑인 여성들의 모임인 ‘델타 시그마 세타’가 워싱턴 DC에서 개최한 행사에 참석, 초청연설을 통해 “법무부는 사실과 법에 근거해 일관되게 행동할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젊은이들이 포함되거나 젊은이들을 겨냥한폭력과 싸우고, 미래의 비극을 차단하고, 이런 사고의 원인을 제공하는잘못된 믿음과 편견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홀더 장관은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해“ 비극적이고 불필요한 총격사망"이라고 규정한 뒤“ 법무부와 나는 여러분과 우려를 함께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흑인 인권단체 등에서주장하는 추가 기소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미국 언론들은 조지 짐머만에 대해 법무부가 민권침해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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