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명의 배심원 평결과정 인터뷰 ‘짐머만 옳았지만 판단 부족’주장
▶ “심리적 위협 느낄 때 살상무기 사용”
짐머만에 대한 무죄평결에 흑인사회의 분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흑인 주민들은 16일 플로리다 주도 텔라하시의 주지사 사무실을 방문, 농성시위를 벌였다.
비무장한 10대 흑인 마틴 트레이번 살해혐의로 기소된 조지 짐머만(29)의 무죄 평결을 둘러싸고 미국사회가 들끓는 가운데 배심원 중 한명이 짐머만의 정당방위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B37’이라는 일련번호로 알려진 이배심원은 15일 CNN 방송에 출연, 짐머만이 마틴과 몸싸움하다 마지막순간 생명에 위협을 느꼈는가에 대해“확신한다"(no doubt)고 말했다. 모두여성으로 구성된 이번 사건의 배심원6명의 신원은 판사의 명령에 의해 비밀에 부쳐져 있다. 이들 중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시한 이는‘B37’ 배심원이 처음이다.
스튜디오에 나와 얼굴을 보이지 않은 채 목소리만 드러낸 이 배심원은마틴이 먼저 짐머만을 때렸으며 911전화에 들린 비명도 짐머만의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마틴이 먼저 주먹으로 자신의 얼굴을 때리고 바닥에 넘어뜨린 뒤 계속 구타하는 등 살해위협을 가했기 때문에 정당방위차원에서 총을 쐈다는 짐머만의 주장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다.
이 배심원은 애초 배심원단 가운데 자신을 포함한 3명만 무죄라고 믿었고 나머지 3명은 짐머만에게 2급살인 등 혐의가 인정된다고 생각했으나 오랜 논의를 거쳐 무죄라고 판단했다는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B37 배심원은 “여러 시간에 걸쳐관련법을 읽고 또 읽으며 심사숙고한결과 우리(배심원단)는 짐머만이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었다는 결론외에 갈 곳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인종차별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2급살인 사건으로 봤으며 짐머만에 대해서는 의도는 올바른 사람이지만 적절한 판단이 부족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웃에서일어나는 폭력 때문에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마음이 너무 커서 짐머만이 선을 넘은 것 같다"며 “의도는 옳았지만 결과는 끔찍하게 잘못됐다"고주장했다.
짐머만에게 죄가 있다면 어떤 부분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좋은 판단력을 갖지 못한 점에서는 유죄"라며“ 짐머만은 차 밖으로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숨진마틴과 가해자 짐머만 모두에게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으며 무죄평결을 내리기까지 감정적으로 매우 힘들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플로리다주 세미놀 카운티에 사는B37 배심원은 20년 전 결혼해 두 아이를 둔 중년 백인 여성으로 알려져있다.
이 배심원은 변호사인 남편과 함께 짐머만의 무죄평결 뒷이야기를 담은 책을 펴내기로 했으나 논란이 번지자 이를 번복했다.
조지 짐머만에 대한 무죄평결 이후 미국에서 `정당방위법’(Stand YourGround)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있다. 짐머만에 대한 배심원의 평결이 나온 직후 미국 언론은 앞 다퉈정당방위법의 내용과 문제점 등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공익 라디오 방송인 NPR은2005년 플로리다주에서 최초로 도입된 정당방위법의 망령이 되살아나고있다고 16일 전했다.
플로리다의 정당방위법은 상대로부터 신체적 위해를 당하지 않더라도 심리적 위협을 느끼게 하는 경우에도 총기 등 살상무기를 사용할 수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게다가 살상무기의 사용범위를 자택으로 제한하지않았다. 특히 이처럼 정당방위법의 적용범위를 자택으로 한정하지 않고 사실상 무제한으로 넓힌 것이 대표적인독소조항으로 꼽힌다.
정당방위법은 제정 당시부터 유색인종, 특히 흑인이 애꿎은 피해를 볼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공화당과 보수단체의 지지를 받아 의회를 통과한 뒤 다른 주로 빠르게 확산됐다.
현재 플로리다를 비롯해 21개 주에서 유사한 정당방위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 법은 강력범죄 예방이란 취지에서 마련됐지만 우려했던 대로 무고한 흑인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폐지론이 제기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05년 이후 4년간 흑인을 사살한 백인에게 정당방위가 인정되는 비율은 34%인데 반해백인을 사살한 흑인의 구제 비율은3.3%에 불과했다.
단지 범죄를 저지를 것 같다는 이유로 흑인인 마틴 트레이번을 뒤쫓다시비 끝에 총을 쏴 죽인 짐머만도 사건 당일 정당방위법에 따라 경찰에체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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