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광복 68주년 기획
▶ ‘마지막 광복군’ 윤영무옹
올해 92세가 된‘마지막 독립군’ 윤영무 옹이 68돌 광복절을 맞아 풀러튼 자택에서 염원인 평화통일 휘호를 쓰고 있다. <하상윤 인턴기자>
“일본이 전쟁범죄와 역사 왜곡을 참회하고 공식 사죄해야만 진정한 광복이겠지요”한민족이 일본 제국주의의 압제에서 해방된 지 68년이 되는 올해 광복절을 맞으며 ‘마지막 광복군’ 윤영무옹(92ㆍ풀러튼)은 이렇게 말했다.
8.15 광복절이 68돌을 맞는 2013년은 남가주에서 한인들에게 역사적으로 뜻 깊은 해이다. 일본의 역사적 과오를 바로 잡으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글렌데일 중앙도서관 앞에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라는 결실로 이어졌고 위안부 문제를 다시 한 번 국제적으로 공론화시켰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아직도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과 위안부 관련 역사 왜곡 및 기림비 건립 방해 등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윤옹은 68년이 지난 지금에도 가슴에 한이 남아 있다. 우리 손으로 독립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이다.
“광복군을 훈련시키던 미군 2병이 하늘에 총을 탕탕 쏘았습니다. 그렇게 광복은 갑자기 왔지만 슬펐습니다. 동료 스무 명과 훈련장에 앉아서 일본군을 우리 손으로 쫓아내지 못한 것이, 못내 억울하고 슬퍼서 엉엉 울기만 했습니다”올해로 92세가 된 윤옹은 광복을 맞이하던 순간을 “70여년 전 일인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며 설움에 복받친 목소리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일본 제국주의 아래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청춘을 바친 마지막 광복군 윤옹은 광복의 소식을 타국에서 들었다. 당시 윤옹은 중국 안일성에서 김학규 장군이 이끌던 광복군 제3지대 소속으로 대원 스무 명과 함께 OSS 미군 교관 아래서 국내 침투 훈련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요인암살과 첩보, 주요시설 폭파 임무를 띠고 인천, 부산으로 침투해 들어갈 계획이었다.
“동료들과 서로 먼저 파견해 달라고 김학규 장군에게 성화를 낼 정도로 임무를 완수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한 끼에 밀가루 빵 2개와 소금물을 먹으며 100리 길을 행군하고 고된 훈련을 받아왔는데, 그렇게 남의 손에 해방이 되니 얼마나 허무하던지 말도 못합니다”평양 출신의 윤옹은 당시 최고 명문이었던 평양고보에서 수학하고 23세에 되던 해에 유학을 위해 도쿄에 머물다 일본군에 강제 징집됐다.
일본군이 끌고 간 중국 서주에서 광복군을 알게 된 윤 옹은 조선인 동료들과 함께 탈출해 광복군에 합류했다. 비슷한 시기 일본군 진영을 탈출해 광복군에 합류한 고 장준하 선생과 고려대학교 김준엽 전 총장과 제3지대 소속으로 동고동락한 사이이다.
광복 후 2년 뒤 서울에 돌아간 윤 옹은 영어실력 덕분에 해방 후 OSS 미군부대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다.
광복군 시절 교관으로 인연을 맺었던 윔스 대위의 소개로 미군정 채용 시험을 보고 합격한 것이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피난지 부산에서 서울에서 알고 지내던 여자와 결혼을 했고 전쟁이 끝난 후 몇몇 기업체에서 근무했다. 71년 브라질로 이민길에 올랐다가 75년 뉴욕으로 건너와 미국 이민생활을 했고 2남1녀의 자녀들 중 2남이 거주 중인 LA 지역으로 이사 온 것이 10여 년 전이다.
조국의 광복을 위해 훈련받던 시절이 인생을 통틀어 가장 행복했다던 윤 옹은 68년 전 광복절은 즐거운 추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일본의 반성 없는 태도가 남의 손으로 얻은 독립과 분단된 조국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윤 옹은 “남북이 대치하고 있으면 결국 일본에게 얕잡히는 꼴이 된다. 남북이 반목을 멈추고 통일이 되기 전까지 일본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받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생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없다는 윤 옹의 마지막 바람은 통일이다. “지인이 통일을 보고 죽고 싶다고 125세까지 살고 싶다고 그랬는데 결국 못보고 이 세상을 떠났지. 그런데 난 아직 살아있으니까 남은 소원이라고 한다면 남북통일을 보고 싶습니다”
<김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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