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워싱턴DC의 링컨기념관에서 2차 세계대전 기념관을 거쳐 워싱턴 모뉴먼트까지 이르는 대광장에는 수만 명의 미국인이 참가한 가운데 ‘워싱턴 평화대행진’이 재현됐다.
흑인인권단체인 내셔널액션네트워크(NAN)를 비롯해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내셔널어번리그(NUL)가 주최한 이날 대행진에는 인종과 이념, 정파를 떠나 미국 내 주요 사회·경제·종교 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미국의 꿈’을 주창했다.
킹 목사가 링컨기념관 대리석 계단에서 "내 어린 자식들이 피부색이 아닌 인격에 의해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을 역설한 것은 1963년 8월28일이었지만 미국인들의 더 많은 참여를 위해 주말인 이날 대행진을 하게됐다.
특히 흑인인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인종차별 없이 흑인의 선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1964년 제정된 ‘투표권법’에 대해 지난 6월 미국 대법원이 일부 위헌 결정을 내린 점을 지적하면서 "투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아침, 우리는 모든 미국인들이 그들의 정당한 투표권리를 행사하는 날까지 투쟁을 계속해내가야 한다는 것을 재다짐한다"고 말했다.
미국 대법원은 지난 6월 앨라배마주 셸비 카운티가 제기한 투표권법 위헌 소송에서 선거법을 개정할 때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주 정부의 선정 기준을 정한 4조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50년 전 인종차별이 상징적으로 없애기 위해 만들어진 투표권법이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정치인과 인권단체들이 미국의 일부 주정부가 소수 인종을 차별하는 선거제도를 도입할 여지가 커졌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홀더 장관은 텍사스와 노스 캐롤라이나주 등에서 신분강화 투표법 개정을 하려는 것을 저지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킹 목사는 흑인시민들이 투표인단에 등록할 수 있도록 돕는 캠페인을 펼쳐 50년 전 투표권법과 ‘민권법’ 등이 만들어지도록 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196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50년 전 같은 장소에서 평화대행진을 이끌었던 6인 중 한명인 존 루이스(조지아) 하원의원도 "오늘날 인종차별과 불평등은 대부분 사라졌다"고 회고하면서도 "투표야말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가장 강력한 비폭력 운동"이라며 킹 목사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기 위해 젊은이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비무장 상태의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을 쏴죽인 백인 자경단원 조지 지머먼 무죄 평결을 받은 근거가 됐던 ‘정당방위법’에 대해서도 참가자들의 규탄이 이어졌다.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은 킹 목사가 연설한 지 50주년이 되는 오는 28일 킹 목사가 연설했던 그 자리에서 소수인종의 인권을 주제로 한 연설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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