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풍경이 이름답게 펼쳐지는 지난 주말, 조지 메이슨대학의 정유선 교수를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통해 직접 볼 수 있었다. 정 교수는 최근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는데 이날 반디서점에서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그의 감동 사연을 들었다.
정 교수는 태어나고 9일째 되는 날 고열과 심한 황달이 몸을 뒤덮었다. 두 돌이 지나도 걷지를 못해 병원에서는 황달의 의한 뇌성마비 장애라는 병명을 알려주었다. 뇌성마비로 언어, 지체장애를 입었지만 그녀는 고집이 세고 뭐든지 남들이 하는 것은 다하고 싶은 열성파여서 어머니는 정상인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입학을 시켰다.
장애인 몸으로 100m 달리기를 3등도 하고, 메스게임, 성탄절 연극도 참여했다. 공부도 늘 우등생이었다. 고등학교도 우등으로 졸업하고 대학을 진학하려고 했으나 받아주는 대학이 없어 1989년에 미국에 유학을 왔다.
조지메이슨 대학에 입학해서 컴퓨터 공학전공, 코넬대학에서 석사학위, 조지메이슨 대학에서 보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보조공학은 장애인이 일상생활할 때 입고, 먹고, 읽고, 쓰고, 의사표현, 여가생활의 불편한 점을 개선해 주는 것이다.
강의할 때는 의사소통 보조기기를 이용한다. 거의 3시간 강의를 위해 2-3일을 준비한다고 한다. 2012년에는 이 대학에서 ‘최고의 교수상’을 수상했다.
정 교수의 삶은 척박한 이민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슴을 후련하게 씻어주는 카타르시스였다. 정 교수는 밝은 모습으로 웃음을 잃지 않고 명랑하게 얘기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기적은 사실 기적이 아니라, 기적이란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는 의미심장한 말도해서 나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언제나 훌륭한 인물 뒤에는 훌륭한 부모가 있다. 딸의 잠재된 능력을 개발하고 잘 키우기 위해 연예계 생활도 접은 정 교수의 어머니는 60-70년대의 여성트리오 ‘이시스터즈’ 의 한 멤버인 김희선 씨였다. 그 날도 참석자를 즐겁게 하기위해 동화연구가인 김씨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라는 시를 애절하게 낭송하고 “울렁울렁 울렁되는 가슴안고...”로 시작되는 자신의 히트곡인 ‘울릉도 트위스트’를 온몸과 마음으로 불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아버지는 딸에게 늘 ‘“너는 공부를 잘하니 교수가 되라” 고 늘 격려를 주시고 자랄 때는 잘 업어주었다고 한다. 말이 씨가 되어 교수가 된 정 교수는 “내가 열심히 잘사는 것이 부모님 은혜를 갚는다”는 말을 실천한 갸륵한 딸이었다.
지금은 부모님의 사랑과 든든한 남편, 보석 같은 두 남매가 삶의 원동력, 버팀목, 행복의 근원이 되었으며 운도 좋았고 매사가 감사하며 행복하다고 한다. 인생은 서두르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식 나아가는 것, 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법, 정 교수는 언제나 좋은 생각, 푸른 마음으로 정신적, 육체적 아픈 삶을 극복한 것이다.
세상은 항상 성공을 보상해주지 않지만 꼭 노력한 만큼의 성장을 우리에게 약속해 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얼마나 많은 굴레 속에 눈물을 흘릴 때가 많지 않은가! 그래서 굴레가 없는 삶은 발전이 없다고 한다.
정 교수의 인생역정과 꿈을 향한 불굴의 도전정신을 보며 내 자신의 삶을 더욱 성찰하는 기회를 가졌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