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삶
▶ 이 우 경 <자생한방병원 풀러튼/토랜스 분원장>
필자가 강남 자생한방병원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2010년 봄에 내원했던 30대 초반의 젊은 남성 환자가 기억난다. 당시 결혼을 바로 앞두고 있었던 그 환자는 반도체 회사에서 공장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었고 주로 앉아서 사무를 보는 일이 많았다. 한국의 젊은 직장인들이 모두 그러하듯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야근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그 환자는 결국 목 디스크 증상이 나타났고 두통 및 목의 결림과 팔까지 당기고 저리는 증상으로 일을 하지 못할 정도까지 심해졌고 결국 병원을 찾아와서 MRI, Xray 촬영을 하고나서 목디스크 치료를 받았다.
그 후 4개월여의 꾸준한 MST 침법, 추나 수기요법, 약물요법으로 치료를 받아서 80% 이상 회복되었으나 약간 남은 증상이 은근하게 오래가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자세하게 평소 생활하는 자세를 물어보던 중 직장에서 앉는 의자에 팔걸이가 없다는 말을 듣고 팔걸이가 있고 높이 조절이 되는 좋은 의자를 구입하라고 조언하였다.
환자는 좀 미심쩍어하는 눈치였으나 결국 팔걸이가 있는 기능성 의자를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그 이후 일을 하면서 자주 발생했던 피로감도 감소되었고 남아 있던 약간의 목 디스크 증상도 거의 사라졌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사람의 양쪽 팔은 상당한 무게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부학적으로는 척추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양다리와는 완전히 다른 구조이다. 양팔은 척추에 연결되지 않고 흔히 날개 뼈라고 하는 견갑골과 약간은 느슨한 관절을 이룬다.
팔의 무게를 받은 견갑골은 척추와는 아주 작은 관절을 이룰 뿐이고 대부분의 무게는 승모근, 견갑거근이라고 하는 목과 어깨의 근육이 목과 머리와 연결을 해준다. 다시 말해서 양팔의 무게는 근육을 통해서 목에 바로 전달된다. 이런 이유로 무거운 바벨을 드는 운동을 많이 하는 바디빌더나 역도 선수들에게 목 디스크 질환이 흔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양팔에 걸리는 무게나 압력을 줄이면 당연히 목 디스크도 예방할 수 있고 치료도 좀 더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오래 앉아 있는 직업인 경우는 양쪽에 팔받침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 의자를 사용하기를 권한다. 또한 미끈미끈한 가죽의자가 보기에는 좋지만 척추에는 좋지 않다. 엉덩이가 닿는 의자 바닥이 미끄럽지 않고 마찰력이 충분해야 엉덩이가 앞으로 가지 않고 등받이와 등이 완전히 밀착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척추는 한 가운데가 오목하고 양쪽 근육이 튀어나와 있는 모양인데 이것에 맞게 등받이도 가운데가 약간 들어가 있고 좌우에서 척추근육을 받쳐주는 구조라면 허리가 한쪽으로 휘는 측만증도 예방되며 허리를 더욱 편안하게 해준다.
같은 원리로 자동차 운전을 할 때에도 운전석 시트 양쪽에 팔걸이가 있으면 목의 피로를 풀어주어 장기적으로 목 디스크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운전이라는 것이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일이라서 오래 운전하면 목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된다. 그런데 의자 옆에 팔걸이가 있으면 목과 어깨로 가는 무게의 상당 부분을 분산시켜 준다. 따라서 오랜 기간 목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서 장기적으로는 목 디스크의 발생 확률을 줄일 수가 있다.
차에 팔걸이가 없다면 자동차 부품샵에서 운전석에 조립할 수 있는 팔걸이를 구입하여 장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평소의 자기 자세의 문제점을 자세히 관찰하여 고치고, 혹시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신속히 전문의를 만나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척추 치료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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