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 대학합격 기쁨도 잠시…도주 4일만에 붙잡혀
번개탄들고 엘리베이터 탄 아버지
부부 동반자살을 결심하고 아들을 먼저 살해하려 한 50대 부부는 주식 대박을 좇다가 파탄의 길로 들어섰다.
15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A(50)씨 부부의 경찰 조사 진술에 따르면 이들이 주식투자를 시작한 것은 1999년부터였다.
은행원 근무 경력이 있는 A씨 아내는 선물거래까지 하면서 주변 사람의 투자금을 불리는 수완을 발휘했다. 이들이 원금의 7~8%, 높게는 30%에 이르는 이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자 차츰 주변 사람에게 소문이 났다.
A씨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이들 부부는 뚜렷한 직업 없이 주식투자에 전념했다. 148㎡ 아파트의 방 하나를 아예 작업실로 삼았다.
사건 발생 후 현장에는 먹다 남은 음식이 나뒹굴며 집안은 거의 관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친인척에게 받은 누적 투자액만 수십억원, 한 증권사의 월거래 금액이 억대에 달할 만큼 투자규모가 커졌으나 수익률은 거꾸로 갔다.
A씨 부부는 최근 몇년간 투자액의 원금조차 돌려주지 못하자 투자금을 끌어들여 다른 투자자에게 갚는 속칭 ‘돌려막기’를 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외국 회사를 인수·합병한다"고 투자자를 속여 20억원을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동반자살을 결심한 부부는 먼저 지난 10일 오전 아들(14)이 자는 방에 번개탄을 피워놓고 잠적했다.
다 자란 딸(19)은 혼자 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아들 방에만 번개탄을 피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딸의 신고로 아들은 목숨을 건졌다.
부부는 ‘아들의 방에서 자살할 것도 고려했지만 딸이 받을 충격이 우려스러워 집에서 나왔다’고 진술했다.
딸은 최근 서울지역 유명 사립대 합격통보를 받았지만 부부에게 기쁨도 잠시였다.
이들은 고흥,나주 등지의 모텔과 승용차 차량 안에서 잠자며 지내다가 14일 오후 경찰에게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 이후 딸과 통화해 "동생이 살아있다"는 말을 듣고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서 자살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부부는 살인미수 외에 투자와 관련해 경찰에 접수된 사건 3건의 피고소인으로 조사받아야 할 처지이다.
A씨는 "딸은 혼자서 잘 살것 같았지만 아들은 성격도 소심해서… 아들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다.
목포경찰서 김선대 형사과장은 "아직 계좌 조회를 안했지만 100억원 가량 투자해 지금은 사실상 무일푼이라는 진술에 믿음이 간다"며 "참회를 하는지 A씨 부부는 눈물만 흘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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