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다. 제 아무리 좋은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도 나쁜 환경에서 자라며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타고난 능력을 발휘해 보지도 못하고 일생을 마치게 된다.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는 “내가 원시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오래 살지 못했을 것”이라며 “나는 빨리 뛰지도 나무에 오르는 재주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환경과 메달 수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동계 올림픽이다.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열대 지방 나라들은 단 하나의 메달도 건지지 못한다. 상대적으로 눈과 얼음이 별로 없는 남반부 국가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반면 추운 나라들은 전 종목 메달을 휩쓸고 있다.
덩치가 크고 인구도 많은 미국과 러시아, 캐나다가 잘 하는 것은 당연하다지만 인구가 작은 핀란드, 오스트리아, 스웨덴, 스위스, 노르웨이의 약진은 괄목 할 만 하다. 동계 올림픽이 처음 시작된 1924년부터 지금까지 인구 500만의 노르웨이는 모두 303개의 메달을 땄다. 단연 1위다. 노르웨이는 11일 현재 2014년 소치 대회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인구 3억이 넘는 미국으로 253개, 3위는 인구 1,000만의 오스트리아로 201개다. 그 다음이 러시아 194개, 독일 190개, 핀란드 156개, 캐나다 145개, 스웨덴 129개, 스위스 127개 순이다.
한국은 1948년 처음 출전했으나 부진을 면치 못하다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에서 금 2, 은 1, 동 1 등 처음 메달을 땄다. 이 해는 동계와 하계 올림픽이 같은 해에 열린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1994년 노르웨이 릴리함메르 때부터 동계 올림픽은 하계 올림픽 2년 뒤 4년 주기로 열리고 있다.
한국 팀이 동계 올림픽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부터다. 이 때 한국은 금 6, 은 3, 동 2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4년 뒤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금 6, 은 6, 동 2로 세계 5위를 했다. 김연아 선수가 환상 연기로 세계인을 감동시킨 것도 이 때다.
4년 전 영광에 고무된 한국인들은 지금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고 있는 2014 동계 올림픽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줄 것을 고대하고 있다. 2018년에는 한국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려 선수들에 거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유망주였던 모태범이 메달 권에서 탈락하자 많은 한인들이 안타까운 한숨을 쉬고 있다. 다행히 11일 이상화가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지만 미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은 물론 북유럽 강국에 비해 동계 스포츠 경력이 월등히 짧은 한국이 4년 전처럼 다시 5위권에 진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동계 올림픽은 글자 그대로 한 겨울의 지구촌 축제다. 메달 획득에 너무 마음 졸이지 말고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을 즐겁게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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