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과 건강
▶ 안 상 훈 <암 전문의 엘에이 암센터>
56세 A씨는 6개월 전부터 아침에 심해지는 두통과 잦은 구토를 호소하며 주치의를 찾았다. 최근에는 간질발작까지 있어 뇌 MRI 검사를 하게 되었다. MRI 상에서 뇌 전두엽에 5cm 종양과 주변의 부종이 발견되어 필자를 방문하였다. 환자는 조직검사를 통해 악성 신경교종으로 진단받고 현재 수술 후 방사선과 항암 화학요법을 병용하고 있다.
뇌의 총 무게는 약 1,200~1,300그램으로 일반적으로 대뇌, 소뇌, 뇌간(숨골)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뇌종양이란 바로 이 뇌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말한다.
뇌종양은 발생 부위에 따라 원발성(primary) 뇌종양과 전이성(metastatic)뇌종양으로 구분된다. 원발성 뇌종양은 처음부터 뇌에서 발생하는 종양이고, 전이성 뇌종양은 다른 부위에 생긴 종양이 뇌로 퍼져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폐암, 유방암, 흑생종 등은 뇌로 전이가 잘 되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뇌종양은 모두 악성은 아니다. 주변 조직을 쉽게 침범하고 다른 부위로 퍼지는 악성 뇌종양과, 자리를 차지하고 서서히 자라기는 하지만 다른 곳으로 전이는 안 되는 양성 종양으로 나눌 수도 있다.
뇌는 양성 종양이라고 하더라도 수술이나 방사선 등의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제한된 두개골이라는 공간 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는 양성 종양이라도 뇌압 상승이나 주변의 구조물에 영향을 미쳐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뇌종양은 정확한 원인은 아직 잘 모르지만 뇌종양의 발생에 연관되는 유전자가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방사선, 특정 화학물질, 바이러스, 뇌손상, 면역결핍 등이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암이 발생하게 된다.
뇌종양은 조기검진이 권고되는 암은 아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된 증상들이나 팔이나 다리 마비, 시력장애, 안면신경 마비, 청력 소실, 위장장애, 배변이나 배뇨장애, 정신장애, 언어능력의 장애 등이 나타나면 바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앞서 언급된 악성 신경교종(Glioblastoma multiforme)은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재발을 많이 하는 무서운 악성 뇌종양이다.
뇌종양은 대개 CT나 MRI 등을 통해 종양을 발견하는 것으로 진단된다. 물론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조직검사나 수술이 필요하다. 때로는 뇌라는 민감한 위치 때문에 쉽게 조직검사를 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뇌종양의 치료방법은 크게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요법 등이 있다. 그밖에 유전자 치료 등이 임상 연구 중에 있다. 방사선 치료는 다양한 방법이 있어서 감마나이프 등을 이용한 수술이 있고,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IMRT)와 양성자 치료술 등을 통해 정상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치료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항암요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테모졸로마이드(Temozolomide)라는 입으로 먹는 항암제가 등장하여 기존 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다. 그밖에도 표적 치료제 (target therapy) 등이 임상 연구 중에 있으며 조만간 더 좋은 치료법 들이 등장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악성 뇌종양의 경우 종양 자체보다도 종양 주위의 부종 때문에 증상이 더 심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대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게 되면 부은 것이 줄어들게 되어 증상이 급격히 호전되게 된다. 뇌종양은 신경계 밖으로 전이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국소 재발은 매우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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