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 검진 언제 하는 게 좋은가
▶ 갑상선암 - 종양 0.5cm 넘으면 조직검사, 유방암 - 암협회 “40세부터 매모그램”, 전립선암 - 50세 이전에는 발생 드물어
얼마 전 한국에서는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에서 건강검진을 할 때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중단할 것을 제안해 논란이 됐다. 유방암 매모그램 검사도 40세부터인지, 50세부터인지 헷갈리고 최근에는 매모그램이 유방암 사망률을 낮추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논란이 됐다. 전립선암 PSA 검사에 대해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란 말이 있다. 인구가 늘어나고 인간 수명이 늘어나면서 암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조기검진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LA 암센터의 안상훈 암 전문의로부터 논란이 되는 여러 암 검진에 대해 들어 보았다.
#한국에서 논란이 된 갑상선암 검사, 어떻게 생각하나?
전 세계적으로 갑상선암이 1970년대보다 약 2배 정도 늘었다. 특히 한국은 30배나 갑상선암 환자가 증가했다. 갑상선암 환자가 늘어난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초음파로 조기발견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초음파 자체가 예전에 비해 발달해 옛날에는 발견 못했던 사이즈가 작은 결절을 더 예민하게 찾아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도 실질적으로 갑상선암이 늘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한국은 검사를 많이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검사를 잘 안 하는 국가에서도 갑상선암은 예전에 비해 늘었다고 본다.
갑상선암은 원래 흔치 않은 암이긴 하다. 하지만 한국에는 유난히 갑상선암 환자가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방사선 노출, 요오드의 과다섭취, 자가 면역질환, 갑상선 질환 등 여러 가지가 연관돼 있다고는 하지만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갑상선암은 진행이 느린 암이라는데?
갑상선암의 과다 조기 검진에 대해 논란이 나온 것은 갑상선암이 대부분 서서히 자라는 암이기 때문이다. 또 갑상선암 자체가 원래 젊은 나이에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젊은 나이에 발견되는 갑상선암은 유두암(papillary carcinoma)이 가장 흔한데, 유두암은 서서히 자라는 암이다. 검진을 중단하자는 의사들 측의 의견은 아주 작은 사이즈의 암을 대부분 발견하고, 이 암세포가 서서히 자라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는데, 손을 대서 불필요한 합병증과 암환자라는 딱지를 다느냐 하는 것이다.
갑상선암은 발견되면 무조건 갑상선을 다 떼내는 수술을 받게 되고, 목 부위 수술이라 합병증이 아주 낮지는 않다. 경우에 따라 방사선 치료,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추가적으로 해야 한다. 또한 조기검진으로 인한 조기치료가 갑상선암 사망률을 낮추는데도 도움되느냐에 대한 증거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암전문의로 미국 내 한인 갑상선암 환자도 사실 많이 본다. 그러나 내 환자의 50%는 한국에서 우연히 건강검진을 했다가 발견한 케이스다. 발견된 갑상선암이 0.5cm 미만은 조직검사를 하지 말라는 권고가 있지만 사실 지켜지기 어렵다. 암 중에는 빨리 자라는 암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0.5cm 넘는 것은 조직검사를 하는 가이드를 지키면 불필요한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갑상선암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면 조기치료의 중요성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암은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분명 미리 발견해야 함은 물론이다. 다행히 갑상선암은 발견 후 수술로 거의 완치가 되는 암이며, 5년 생존율도 99%에 이르고, 전이가 됐더라도 방사선 치료나 동위원소 치료를 하면 금방 사망하지 않는 암이기도 하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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